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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Norte-8일차 첫 노숙의 그리움

8일차 (Bilbao - Pobena)

Camino De Norte-8일차 (Bilbao - Pobena)


출발지역 Bilbao

도착지역 Pobena

준비물 : 기본배낭, 크레덴시알, 알베르게 정보 자료, 식수, 점심식사거리

코스지도

고도지도

거리 / 시간   25.1 km / 8시간

주요지점      Bilbao - Barakaldo - Portugalete - Pobena

자치주   Pais Vasco




  또 다시 새로운 날이 밝았다. 어제와 다른 것이 있다면 한국인 청년을 만났고 같은 북쪽길을 걷는 일행이 되었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아침에 일어나 부엌에서 밥을 해서 주먹밥을 만들어서 일부는 아침식사로 먹고 몇 개는 남겨서 비닐백에 담아 점심거리로 각작 배낭에 담아 두었다.

  


  알베르게가 언덕 위에 있는 곳이다 보니 Bilbao 시내를 내려다 보는 풍경이 멋지다. 게다가 우리가 가야할 반대쪽 마을도 산 아래 계곡 사이에 펼쳐져 보였다. 스페인은 단순히 농업 위주의 도시인줄 알았는데 이곳 도시는 공업도시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Bilbao에서 Pobena까지 가는 길은 두 갈래로 갈린다. Bilbao에서 Portugalete를 경유하여 Pobena로 가야하는데 하나는 알베르게에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따라 돌아가는 코스라면 나머지 한쪽은 Bilbao 도심을 가로질러 Portugalete를 경유하여 Pobena로 가는 길이다. 도심을 경유하는 코스가7km 정도 짧고 편한 길이다. 하지만 우리는 원래 코스대로 알베르게에서 Barakaldo를 거쳐 Portugalete 시내로 들어가는 코스를 선택했다.


  언덕을 내려와 도심을 따라가면 대로를 만난다. 여기서 또 한 번 갈림길이 나온다.  Portugalete 시내를 가로질러 가거나 외곽 자전거길을 따라 질러가는 길이다. 여기서 만큼은 우회하고 싶지 않아 대로를 따라 편하게 걷기로 했다. Pobena까지 걷는 길은 생각보다 큰 도심을 계속 거쳐 걸어야 했다. 



 날씨가 뜨겁기는 했지만 견딜만 했다. 9월 말이 되다보니 아침 저녁으로 점점 서늘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오래 걷기에는 딱 좋은 날씨였다. 생각보다 큰 도시 인도를 따라가는 길에 쇼핑몰과 아파트 단지 등 어느 도시와 비슷한 느낌이였다. 여기서 만큼은 스페인의 정취가 느껴지기 보다 서울 강남의 한 부분처럼 느껴졌다. 단지 한글대신 스페인어가 가득할 뿐이다.



  도심이 끝나갈 무렵 보행자와 자전거만을 위한 전용 다리와 길이 나타났다. 도로를 가로지른 길은 순전히 사람들 만을 위해 가설된 다리라는 것이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서울에서 이러한 길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광진교를 비롯해 사람이 우선인 다리가 있지만 원래 취지는 그게 아니였으니 조금 다를 수 있겠다.

빨간색 펜스가 보이는 다리가 사람만을 위한 다리이며 순례길도 이를 따라 간다.


   어느덧 오후가 되면서 배고픔이 몰려왔다. 전날 Bilbao 슈퍼마켓에서 샀던 참치캔과 소세지, 그리고 아침에 만들었던 주먹밥을 점심밥으로 먹었다. 가는 길에 식당이 보이지만 비용을 줄이려다 보니 거의 모든 점심을 도시락을 준비하여 다녔다. 그래야 바게트빵과 참치캔, 요거트 그리고 치즈 또는 햄이 전부이기는 했지만...


  그래서 점심 먹을때도 별도의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았다. 그냥 편하게 앉을 수 있는 곳이 쉼터이자 식사 장소였다. 



  식사를 하고 30여 분을 풀밭에 누워 쉬었다. 잠이 솔솔 몰려오기 시작했다. 더 지체하다간 쓰러질것 같아 다시 배낭을 메고 걷기 시작했다. Bilbao을 출발해서 대략 2/3정도 온듯 했다. 더 늦기 전에 Pobena에 도착하여 알베르게에 짐을 풀고 쉬려면 바짝 움직여야 했다. 


 가는 길목 어느 나무에 사람들이 붙어서 연신 무언가를 찾고 있다. 궁금해서 다가가 보니 무화과 나무 열매를 연신 순례자들이 따먹고 있었다. 지나가던 자전거 여행자도 가던 길을 멈추고 우리쪽에 합류하여 달디 단 무화과열매를 맛보고 있었다. 쉽게 과일을 접할 수 없는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도로에 있는 과실 수는 공짜로 맛볼 수 있는 과일이기도 하다.


  

   사람들과 실컷 따먹고 나니 하나 둘씩 가던 길을 나선다. 얼마나 걸었을까? 산지가 보이지 않고 파도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백사장이 나타나 가로질러 가야 했다. 북쪽길은 대부분 해안을 따라 가는 코스이다. 그러다 보니 휴양 도시뿐만 아니라 굉장히 높은 절벽의 풍광을 수시로 접하게 된다.



 목적지가 눈 앞에 보였다. 저 멀리 순례자들이 하나둘씩 알베르게 앞에 모이는 것도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도 알베르게 앞에 배낭을 풀고 줄 맞춰 세워놓았다. 의례 하던 것처럼...


  한참을 기다려도 알베르게 관리자가 나타나지 않는다. 불안한지 순례자들이 여기저기 알아보고 주변을 둘러본다. 그러던 중 알게된 소식은 알베르게 운영을 마쳤다는 것이다. 북쪽길은 9월 말 정도 되면 순례자들이 급격히 줄어들어 일치감치 문을 닫는 곳이 생긴다고 한다. 산지도 많고 고도가 높은 곳도 있어 추위가 일찍 찾아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문을 열지 않다니...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다음 알베르게 까지는 5km 이상 더 가야 하는데 어두워지기 시작한 지금 가기에는 위험할 수 있어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했다. 결국에는 근처 성당 처마 밑에서 비박하기로 했다. 



   알베르게는 비를 피할 곳이 없어 성당으로 이동하여 자리를 잡기로 했다. 우리들은 혹시모를 상황이라 매트리스를 준비하고 다녔지만 일부 순례자들은 매트리스 대신 거리에서 무언가를 찾았다. 바닥에 깔 스티로폼을 어디선가 구해 오는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성당 벽면에 기대어 판초우의를 올려 타프처럼 설치하고 그 사이에 매트리스와 침낭을 깔아놓으니 그럭저럭 하루 보낼 수 있는 자리가 완성되었다.  저녁 준비를 하지 못한터라 근처 마을로 내려가 식사를 하였다. 메뉴가 무언지도 모르고 그냥 배고프니 아무거나 먹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렇게 순례길에서 처음으로 야외 취침을 하게 되었다.

Pobena 성당에서 비박했던 자리


  * 이곳에서 젊은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마냥 신기한가 보다. 식사를 하고 자리를 뜨려는데 내가 카메라를 들고 있으니 찍어 달란다. 어찌 보내줄수도 없는데 찍어 달라니...  그래도 기분이다 싶어 사진을 찍었다. 나름 ㅇ려 표정과 제스쳐를 취해 준다.


   이렇게 낯선 이방인을 편히 맞이해 준 스페인 분들이여 반갑습니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municipal

숙박비 (유로)     donative

침대형태             Dormitory or single bed

침대수                12bed/1방, 총 22Bed

담요제공여부      No

부엌/조리시설    No 

화장실/샤워장    Yes (화장실/샤워장은 남녀구분 없음)

세탁기/건조기    No / No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No

주변 편의시설    Supermercado  No

                          Bar                       Yes

                          Restaurante       No

                          박물관 등        No


기타 정보

1) 9월말 부터 운영하지 않음.

2) Bilbao부터 Portugalete까지 코스가 2개로 갈라짐. 공립알베르게 뒤쪽 산길로 가는 코스는 숲이 있는 

    코스이지만 거리가 길고 난이도가 높은 편이며, 시내로 내려가 Erandio를 경유하는 코스는 도심을 가로

   질러가는 코스이다. 쉽고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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