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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 여행 in 규슈올레] 야메 코스

 규슈올레는 20여 개의 코스가 있다. 야메코스는 녹차밭이 아름다운 길이다. 그전에 갔던 올레길에도 녹차밭이 있었으나 규모나 풍경에 있어서는 이곳이 가장 멋지고 아름답다. 말 그대로 저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지어놓고 내려보는 맛은 아주 감미롭다.


  야메라는 명칭은 원어로 보면 '八女'라고 되어있다. 여덟명의 여자가 있는 곳일 수도 있는데 이 지역에 녹차밭이 유명하여 왕에게 진상을 하던 곳이라고 한다. 그중에 딸을 둔 집안의 녹차가 유명하여 여기서 유래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어쨌든 야메올레길은 야메(?)가 아닌 진정성이 느껴지는 올레스러운 길이다. 시작점은 미니스탑 편의점 맞은편에서 시작한다. 답사를 잘못 다녀온 사람들의 GPX데이터 때문에 헤매는 분들이 간혹 있다. 멀리 갈것이 아니라 미니스톱 편의점만 찾으면 금새 시작점을 찾아갈 수 있다.  올레길 초입에 들어서면 깍아놓은 막대가 세워져 있다. 걷는 동안에 동반자가 되어줄 지팡이이다. 그리고 도착지점에 가면 지팡이를 반납하는 통이 준비되어 있다. 이곳을 찾아오는 여행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이다.


  야메 코스에 가장 큰 볼거리는 광활한 녹차밭과 고분군이다. 일본에서 만나는 한국 고대사에서 볼법한 고분군이 군데군데 있다. 출발하고 얼마되지 않아서 만나는 곳이 도난잔 고분이다. 큰 돌을 떠받치고있는 기둥 사이로 고분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고 그안에 석실이 조용히 누워있다. 6세기때로 추정하는 고분이라고 하는데 규슈 지역은 고대부터 지리적으로 한반도와 가깝기 때문에 이곳을 통해 일본의 문물이 이어지거나 통신사가 왕래했다고 한다. 그래서 규슈올레를 걷다보면 한국의 고대사와 마주하는 경우가 간혹있다. 거의 코스가 끝나는 곳에 마루야마즈카 고분을 만나고 도착지에는 이와토야마 고분이 있는 역사문화 전시관에서 마무리를 한다.


  야메 코스의 백미는 단연코 야메대다원이다. 코스를 따라 걸으면서 보는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보다 멋진 풍경을 마주하려면 대다원에 들어서서 오른편 오르막길로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다. 이곳을 내려다 보는 것이 가장 으뜸이고, 올레길 따라 내려와 언덕을 올려다보는 풍경을 마주하는 전망대가 버금가는 전망대이다. 이곳에 다다르면 자연스레 발걸음이 멈춘다. 그저 멍하니 넋놓고 보게된다. 좀더 여유를 가지고 이곳을 찾아온다면 녹차밭을 누비벼 걸어보는 것도 즐거움이 될것이다. 제주에서 만난 다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풍경이 이곳에 있다.


  올레길을 걷다가 중간에 '에사키식품' 건물이 있고 이곳에서 올레 스탬프를 찍을수도 있고 지역 특산물을 맛보고 구매도 할 수 있다. 게다가 힘들면 쉬어갈만한 곳이기도 하다. 올레 코스에는 중간에 쉼터는 있으나 먹거리나 쉬어갈 찻집같은 것은 없다. 오로지 자연과 동네 마을길을 따라 걸어갈 뿐이다. 야메코스에는 그나마 마을을 지나면서 편의점이 있어 허기를 채울수도 있다. 규슈올레는 코스에 식당이 잘 보이지 않는다. 숲과 공원을 거쳐 가기때문에 먹을거리를 준비해야 한다. 일본 편의점 도시락은 한국 편의점과 가격이 비슷하고 맛도 괜찮다. 이번 올레길 답사할때도 편의점 도시락을 구매하여 가지고 다녔었다. 보다 맛있는 도시락을 맛보고 싶다면 주변 대형 마트에 들러 판매하는 도시락을 사는것이 더 좋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취향이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땀흘리며 걸을 수 있는 난이도가 높은 코스를 선호하고, 어떤 사람은 차분히 주변을 둘러보며 사부작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야메 코스는 사부작사부작 걷기 좋은 코스이다. 때로는 지루할 만큼 평이한 마을길도 걸어야 한다. 그래서 재미는 없을지 모르지만 마음에 평안을 주는 코스이기는 하다. 어느 것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면 된다. 야메 코스는 마음에 평안을 주는 부드러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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