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스승이란 어떤 존재여야 할까?

 지난 15일은 스승의날이었다. 


 그것도 모른채 길위에여행 카페를 통해 모임을 진행하려고 시청역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참석한 분들중에 나한테서 도심여행해설가 양서과정을 수료한 분도 계셨다. 그분이 조심스레 다가와 나에게 꽃을 달아주셨다. 깜짝 놀라 괜찮다고 사양했지만 '나에게는 선생님이 맞습니다. 그러니 받으세요'라고 하시며 달아주신다.


  태어나 처음으로 받아본 꽃이었다. 생일이나 수료식에서 꽃다발을 받아본 적은 있지만 나에게 다가오는 감정은 너무나 달랐다. 꽃 한송이가 몇 천송이 꽃다발의 무게보다 더욱 무겁고 값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내가 이걸 받아도 괜찮은 걸까? 그럴만한 선생으로써 자격이 있는 걸까? 이러한 생각이 걷는 동안에 무수히 지나갔다.


 "선생은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걸까?"


 선생님을 칭하는 비슷한 말들이 있다. 선생님, 교수님, 스승님, 사부님 등등 가르침을 받으려고 찾아간 분을 일컫는 부르는 용어들이다. 비슷한것 같지만 의미를 찾아보면 구분할 수 있는 말들이다. 공통적인 의미로 '가르치고 어느 방향성을 인도하여 주는것'을 교수, 스승, 선생, 사부라고 하고 이렇게 길을 알려주는 사람이 교수님, 선생님, 스승님, 사부님이라고 말한다. 교수는 자기연구가 더 중요하다면 스승과 사부는 인도해주는 길잡이 역할이 더 크다. 선생은 학문분야가 아니더라도 어느 분야에서나 먼저 나서서 길을 찾아주는 사람이니 보다 넓은 의미로 볼 수 있다. 


  모든 말에 공통적인 것은 학문이나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보다 앞서 나간 사람들로 경험을 통해 뒤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지혜를 알려주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단순히 지식을 알려준다면서 돈벌이만 급급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선생님 또는 스승님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은 돈보다는 사람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르치는 분야는 두 가지 이다. 사주역학과 길문화해설가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이다. 길문화해설가는 보통 문화해설사로 알려져 있지만 문화해설사는 일부 지역이나 한정된 자원만 소개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길문화해설가는 여행전문가 또는 여행기획자가 되도록 가르친다. 10여년 동안 둘레길을 여행하면서 배우고 깨우친 것을 정리하여 강의노트를 만들어서 교육을 시킨다. 특히 나의 노하우를 모두 알려준다. 그리고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이분야는 나와 견줄만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흔하지 않다. 그래서 충분히 나의 경험과 경력을 알려주고 가르치는 것이 가능하고 따라오는 사람들도 좀 있다. 하지만 역학의 분야는 그렇지 않다.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좀금 배운것을 가지고 가르친다고 하고 한다. 학문 자체가 광범위하고 체계화된 교육과정이 없다보니 좀 오래 배우고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이 배운것 그대로 커리큘럼을 만든다. 게다가 기본적인 이론은 알려주지만 자신이 터득한 심오한 지식이나 지혜, 그리고 통변 노하우 등은 알려주지 않는다. 오로지 자기만 가지려고 한다. 아니면 터무니 없이 큰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선생이나 스승이 아니라 그냥 장사꾼이다. 지식을 팔아먹는 장사꾼이다.


  스승이라면, 선생이라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오는 사람들이 많고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행동에 제약이 걸릴 수도 있다. 먼저 새로운 길을 들어선 탓에 질투와 시기도 있겠지만 나름 견디어낸 사람들이 스승과 사부라는 자리에 올라섰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에 여유가 있을 것이고 옳고 그름을 판별하기보다 받아들이고 감싸고 어르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또한 가르치는 일을 하다가 멋대로 나서는 사람이 있으면 타이르기도 했으나 그런 사람은 절대로 말을 듣지 않는다. 내가 아무리해도 이길로 와야 한다고 해도 듣지 않는다. 마음을 다치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 결국 선생과 스승은 조언과 경험을 말해주고 알려줄 수 있으나 따라오는 것은 배우려는 자들의 선택이다. 


 사부가 가는 옳은 길이라는 것도 경험을 통해 앞서갔기 때문에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쉽게 알려주지 않으려고 돈을 벌려고 한다면 그냥 지식을 파는 사람일 뿐이다. 선생이나 스승은 아니다.


  스승이나 사부는 바른 길이라고 나를 따라오라고 한다. 자칫 잘못하면 다른길로 인도할수있다.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는 길을 잘못알고 사람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스스로 스승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나만 따르면 된다고 말한다. 나만 믿으면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하늘이 나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따라오는 자가 비판적이거나 타당한 의심을 통해 질문을 해도 받아주지 못하고 잘못된 사람이라고 매도를 한다. 어떠한 의심을 하더라도 스승과 사부는 받아주고 설득을 했다. 하지만 요즘의 사부는 그런 사람들을 내치려 한다. 과연 진정한 스승인지는 생각해볼 문제이다.


  결국 다양한 생각이나 철학적 이념을 가지게 할것인지의 여부는 스승의 몫이라고 본다. 우리가 알았던 스승과 현자들은 비판보다 설득하고, 버리기 보다 부축해주고 동행하려고 했다. 나보다는 이웃을 생각하고 동료를 생각하라고 말한다. 스승은 자신이 알았던 지혜를 자신 혼자만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사회가 더욱 잘되도록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내가 역학을 배우면서 하늘이 내린 활인을 위한 소명을 갖춘 사람들이 가르치는 일을 해야하는 이유이다.


  스승이나 사부는 사람들을 강요가 아닌 자발적으로 따라오도록 하는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하지만 입에서 나오는 말과 실제 행동이 다르다면 실제를 보지 못하기때문에 온라인이라는 허구의 세상에서만 인정 받을 것이다. 참된 스승은 온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이라는 실제 우리가 사는 삶속에서도 동일해야 한다.


온라인은 허구의 세상이니 이를 깨고 나가도록 만드는것이 참스승이 아닌가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