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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 여행: 중부내륙의 곶자왈, 낙동정맥트레일 2코스


           

둘레길 여행기 ] 중부내륙의 곶자왈 숲길 : 낙동정맥

  그동안 다녀온 둘레길을 다녀온 곳을 지도위에 펼쳐놓고 보면 전라도지방으로 꽤 많이 다녔었다. 산새가 이쁘기도 하지만 도심의 커다란 콘크리트건물이 많지 않고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낮은 건물과 페인트칠한 간판이 많아 옛 추억을 떠올리는 풍경이 가득하기 때문일것이다.



  

그러다 보니 경상도쪽은 많이 가보지를 못했다. 하지만, 오지마을과 같은 깊은 계곡과 자연이 만든 숲은 오히려 경상도 지역에 더 많다. 그래서 숲길에서 쉬어가고 싶을때는 경상북도와 강원도 아랫지역으로 많이 갔었다.




  O-train이 생기면서 기차타고 깊은 숲으로 가고 싶어 여러 번 시도하였지만 번번히 무산되어 언제가보려나 했는데, 갈구하면 통하는지 또다시 기회가 닿았다. 그렇게 가고 싶어했던 중부내륙의 숲과 계곡을 둘러보는 기회가 코앞에 닿은 것이다.



전체 거리 : 9.6 km

전체시간/이동시간 : 3 시간 10 분 / 2시간 50분

구간 정보 : 승부역 - 배바위고개 - 지동마을 - 분천역



하늘도 세 평, 역도 세 평인 승부역


 승부역 가는 길은 꽤나 멀고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달라질수도 있지만, 어느 기차를 타고 가느냐에 따라 달라질수도 있다. 중부 내륙을 둥그렇게 돌아가는 O-train과 계곡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는 V-train이 있어 긴 시간도 지루할 틈없이 내달릴 수 있다.


 그렇게 서울에서 5시간 가까이 기차를 타고 닿은 곳이 승부역이다. 가장 높이 있는 역도 지났지만 자가용을 접근이 어려운 오지마을 역은 몇 되지 않는데 그 중에 하나가 승부역 인듯하다.  승부역에 내려 주변을 둘러보니 깎아내린듯한 절벽이 겹겹히 서있고 그 사이로 흐르는 낙동강물이 유유히 흐르면서 하늘과 땅이 만나는 틈을 만들어 낸다.


  강변을 따라가는 계곡길과 배바위산과 비룡산 사이 고개를 넘어가는 낙동정맥트레일 이정표가 나란히 승부역에서 강가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설치되어 있다. 표시판 모양도 널판지에다 그림을 그려놓은 것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어느길인지 설명이 되어 있으니 그냥 따라나서면 된다.



내륙에도 곶자왈 같은 곳이 있을까?


 낙동강지류를 건너 왼쪽으로 걸어올라가니 숲길이 바로 이어진다. 여기는 예전에 벌목을 위해 길을내어 사용하던 곳이라고 한다. GMC(제무씨)를 타고 오르내리면서 나무를 날랐을 모습이 상상이 된다.


깊숙한 숲인데도 울창한 나무밑에 집터가 남아 있다는 것도 신기할 따름이다. 화전민이 살던 곳이라고는 하지만 흔적이라고는 빈 술병 뿐이다. 그리고는 어떠한 살았다는 흔적이 없다. 자연에서 얻은 것으로 집을 짓다 보니 허물어 져도 아무런 흔적이 없다.


 도심속 집은 사람이 살지 않으면 흉물스런 콘크리트 덩어리만 남는것과는 너무나 다르다. 숲길은 차가 다니던 길이니만큼 넓고 계곡 옆으로는 축대를 쌓아 평평하기만 하다. 급한 경사가 아니니 오르막길이라 하더라고 쉬엄쉬엄가면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길이다.


 도심에서 보지 못하는 다양한 수종의 나무가 서로 얽히어 터널처럼 만들기도 하고, 서로 같은 나무가 서있어 영역을 표시하는 것처럼 짙은 녹색으로 잣나무숲이라는 것을 뽐내고 있기도 하다.


  제주에는 오지에 가까운 깊은 숲을 ‘곶자왈’이라고 하는데 내륙의 곶자왈은 여기가 아닐까 싶다. 좁은 숲길로 들어서니 더욱더 하늘이 가리워져 녹색의 숲만이 가득채울 뿐이다.



산을 강을 넘지 못하고…


낙동정맥트레일 2코스는 승부역에서 시작하여 배바위고개를 넘어간다. 배바위산과 비룡산을 잇는 산맥이 낙동정맥이란다. 산이 계속이어져야 산맥또는 정맥, 지맥이라고 불리우는데 계곡이 나타나 잇지 못하면 그 길도 끊어진다. 배바위고개를 넘어 내리막길은 좁은 오솔길이다. 발밑에는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푹신하기도 하지만, 자칫 미끄러질 수 있다.


   푹신한 나뭇잎 사이로 반짝거리는 것이 무언가 보인다. 거무스르한 벌레같은데... 나뭇잎을 들춰내니 수많은 벌레들이 모여있다. 쐬똥구리란다.. 풍부한 먹을거리가 많아서 인지 이러한 자연속 곤충도 눈에 쉽게 들어온다.


  푹신한 숲길이 끝나고 지동마을로 접어드니 계곡 사이로 이어진 길을 따라간다. 그늘은 없지만 높은 산이 만들어 주는 그늘이 간간히 길위에 드리워져 시원함을 더해준다.



산길은 땅에서도 이어지지만 물길에서는 갈라진다는 말이 여기서 바라보는 풍경으로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하게 된다. 강물이 흘러서 이산과 저산을 갈라놓기도 하고 외떨어지게도 만들기도 하니 말이다.


 강옆으로 지나가는 길은 잘포장된 시멘트길이다. 푹신함은 없지만 대신 편하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많다. 사람들과 수다를 떨며 걸어도 걸려 넘어질것이 없는 그런 깔끔한 길이다. 지동마을부터 분천역까지는 이렇게 계곡을 따라 가는 길이다. 청아한 물소리가 계곡을 가득메우고 가끔 지나가는 기차 소리가 인공적인 소리의 전부이다.


  기차타고 지나갈 때 보았던 길이 이제는 내가 걷고 있고 눈위로 철교가 강물을 가로질러 부드러운 곡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11개의 교각이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내보인다고 하면 나만의 느낌이 아닐는지…


맑은 계곡물을 들여다 보며, 발담그고 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깊은 산이다 보니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이 눈에 금새 들어온다.



옛 흔적이 남은 마을 분천역


 분천역에 다다르면 기차역에 스위기국기가 걸려있는 것이 보인다. 스위스 체르마트와 자매결연맺은 동네라고 한다. 그래서 역사 건물 한쪽면은 통나무를 덧데어 이국적인 모습으로 포장하였고 그 앞에 작은 벤치가 하나 있다.


  V-train의 종착점이자, 낙동정맥트레일 2코스의 도착지점이다. 계곡길을 따라오다 작은 삼거리에서 살짝 고민하게 된다. 표지판은 왼쪽 8시 방향으로 꺽어진 방향으로 설정되고 있는데 직진을 하면 분천역으로 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코스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분천탐방안내소(분천면모건소)를 먼저 경유하여 분천역으로 이어지게 되있다. 물론 길이야 어떻게 가더라도 목적지가면 되지만 나름 길을 조성하였을때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강을 끼고 걸어가는 길 옆으로 우선 보리밭이 눈에 들어온다. 익어나는 보리알맹이가 실하게 보일정도로 알이 커 보인다. 그리고 마을의 풍경과 텃밭에서 자라는 콩꽃이 그다음에 눈에 가득 들어온다.


  가로수에는 푸는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있는데 이것이 ‘호두나무’라고 한다. 열매를 따다가 짚위에 넣고 삭혀 껍질을 벗겨내면 우리가 알고 있는 호두열매를 맛보게 된단다.


  마지막까지 자연의 모습을 남김없이 보여주는 길이다. 단지 마지막 4km 정도가 시멘트길이다 보니 발이 아프고 그늘이 없어 한낮에는 다니기 쉽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해가 한풀 꺾일 오후 나절부터 걸어 해가 지는 모습을 보며 걷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일찍 출발했다면 계곡 사이 소나무숲에서 낮잠을 즐기는 것도 길을 좀더 풍성하게 경험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추천 TIP.


1) 교통편이 매우 애매하기는 하다. 분천역이나 철암역까지는 자가용을 이용하여 접근이 가능하지만 시작점인 승부역까지는 기차 이외에는 접근이 애매하다. 그러므로 승부역가는길과 낙동정맥트레일2구간을 모두 걷는 방식으로 지나가거나 기차시간을 위해 시간조절을 해야한다.


2) 분천역 주변에는 식당과 숙박이 가능한 장소가 많다. 탐방안내소는 역주변에서 약 200미터 떨어져 있으며 찾아가려면 둘레길 표지판을 따라 가야 한다.


3) 표지판 설치는 잘되어 있다. 하지만 승부역에는 낙동정맥트레일이외에 계곡강변을 따라가는 수변길 이정표도 동시에 설치되어 있어 헷갈릴 수 있으니 정확히 어느둘레길을 가야 할지 정하고나서 표시판을 따라가야 한다.


4) 배바위고개 올라가기전 계단구간이 있는데 조금 가파르다. 따라서 쉬엄쉬엄 올라가는게 좋다. 승부역에서 시작하여 분천역방향으로 배바위고개를 넘어가는 방법이 역방향으로 가는 방법보다 훨씬 수월하다.



1. 기차이용 ▶승부역


[O/V트레인 이용 ]서울역 또는 청량리역에서 O-train을 타고 철암역으로 이동 후, V-train으로 환승하여 승부역으로 이동 (환승시간 포함하여 약 5시간 소요)


( 서울역 7:45 출발 / 청량리역 8:05 출발 일 1회 운행 )


[일반 기차 이용 ] 청량리역에서 새마을호 또는 무궁화호를 타고 영주역으로 이동 후 O-train으로 환승하여 승부역으로 이동. (환승시간 포함하여 약 4시간 10분 소요)



2. 버스이용 ▶ 

  시외버스로는 승부역까지 이동할 수 없으니 기차를 이용해야 한다.


3. 자가용 이용

  개인차량으로 승부역까지 접근하기 어렵다. 그냥 대중교통이 편하다.



맛보고 갑시다!!


1) 토종대추 식당


분천역 주변에 식당이 밀집된 곳이 있다. 메뉴는 모두 비슷비슷한데 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식당이 하나 있다. 산채나물과 직접 담근 고추장으로 비벼먹는 비빔밥이 맛나다. 나름 Tv에서도 소개된 곳이라고 하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상당히 살갑게 대해준다. 맛집이라는 건, 맛도 중요하지만 시골 인심이 가득 느껴지는 집이라면 더욱 맛있게 느껴지는 법이다. 게다가 직접 만든 식혜까지 후식으로 겯들이면 입안을 얼큰해진 입맛을 달래준다. 특별한 것 중 하나는 물대신 직접 대추넣고 다린 물을 내어준다는 것이다. 대추의 달디단 맛은 덜하여 물대신 마시기에 적당하다.


  ( 산채비빔밥 : 6,000원 | 식혜(인산감주) : 2,000원 | 메밀전병 : 1,000원 | 시골촌두부/순두부 : 5,000원 )




[길위에여행(사)숲찾사] 네이버 카페로 초대합니다.

https://naver.me/xk10fgUi

From 길여행가 강세훈(카페 매니저 닉네임 메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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