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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다. 한국인 들은 어디를 가도 밥을 잘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배를 곪던 시절을 보냈을 어른들이라면 더욱 더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서 느낀 것이 하나 있다.


' 길은 중요하지 않아. 먹는 것이 중요해! '


  산악회는 도시락을 챙겨간다. 산 위에서는 식당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여행은 그렇지 않다. 둘레길을 걷다보면 마을도 만나고 시골 장터를 지나가기도 한다. 그래서 언제든지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래서 길여행을 떠날때면 도시락을 준비하지 말고 그냥 오라고 한다. 기왕에 나왔으니 지역에서 맛있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자고 말한다. 


  그렇게 맛있는 식당에 들려서 배불리 맛있게 먹고난 후에 둘레길을 나서면 사람들은 여유롭게 걷고 즐긴다. 배가 고픈 상태에서 걸으면 계속 배꼽시계를 탓하며 언제 밥먹을거냐고 보챈다.  그래서 식사를 먼저하는 일정을 짜거나 길여행 중간에 식사할 곳이 있으면 중간에 식당에 들려서 식사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길여행을 마치고 어땠느냐고 물어보면 길이 좋았다고 얘기는 하지만 결국 식당이 어떠했는지를 더 많이 얘기한다. 음식이 맛있었으면 환하고 기분 좋은 표정을 보이며 좋아하지만 식사가 부실허가나 맛이 없으면 별로 였다고 말한다.  아무리 걷기좋고 풍경이 아름다운 길을 걸어도 맛집을 가지 못하면 그 여행은 심하게말하면 꽝이 된다.


  맛있는 밥을 먹어야 여행도 즐겁다.  그래서 여행을 준비할때 사진찍기 좋은 곳이나, 길여행할 곳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준비하지만 각별히 신경쓰는 부분은 식당의 선별이다. 답사를 갈때도 몇 군데의 식당을 찾아가서 맛보고 평가를 한다. 그래야 사람들에게 맛집을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몇 년을 답사하며 다니다보니 어느 지역에 가면 가야할 식당이 머리속에 그려졌다.



 지난 주말에 오대산 선재길을 다녀왔다. 지인 몇 분을 모시고 막히는 고속도로를 뚫고 오대산 국립공원입구에 다다랐다. 때마침 식사시간이라 알아 두었던 식당으로 향했다. 여기까지 힘들게 왔는데 산채비빔밥을 대접하기에는 마음 한 켠이 불편해 산채정식으로 대접을 하였다. 고생하며 여기까지 왔지만 정성 가득하고 담백한 산나물 반찬으로 식사를 마치며 모두 행복해하는 모습과 함께 고생의 순간을 잊은 듯했다. 설겆이하기 편할 정도로 깨끗하게 비운 접시를 보며 다행이다 싶었다.


  이렇게 마음과 행복을 채우고 길을 나서니 걷는 시간도 즐겁기만 하다. 특히 계곡에 발을 담그며 웃으며 노는 모습이 어린 아이처럼 해맑았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상큼한 기운을 받고 왔다고 감사하단다. 


  선재길의 물소리는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같아 아니 가져올 수 없다.


선재길에서 맛으로 즐겁고  탁트인 시선으로 상쾌했고, 쉼으로 마음이 행복했던 곳이다. 그래서 신선이 와서 쉬어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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