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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 여행 in 충주] 충주호를 바라보는 종댕이길

 둘레길이 많다고 하지만 지금도 지역마다 작은 둘레길들이 생기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둘레길이라기보다 산림휴양용 또는 휴식용 산책길이라고 봐야 할것이다. 사람마다 기준이 있겠지만 내 기준에 둘레길은 100km이상으로 산과 마을을 이어가는 순환형 또는 일방형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기준으로 보면 트레일(Trail)에 해당한다고 봐야 겠다. 이러한 기준으로 본다면 종댕이길은 가장 긴 코스가 10km가 안되기 때문에 둘레길이라기 보다 그냥 걷기좋은 숲길이다.


  종댕이길은 마즈막재에서 시작하여 종댕이산이라고 불리우는 심항산 아래 자락을 한바퀴 돌아 충주댐까지 가는 코스인데 충주댐까지 갈지, 아니면 심항산을 돌아 마즈막재로 되돌아 올지 선택에 따라 3개의 코스를 안내하고 있다.  가장 무난하게 종댕이길을 즐기는 코스는 마즈막재에서 출발하여 되돌아 오는 7km 정도의 코스이다.


  종댕이길의 시작은 마즈막재 삼거리에서 충주댐 방향에 있는 주차장이다. 여기에 종댕이길 안내지도가 있고 커다랗게 종댕이길 표시판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이다. 중간 갈림길에는 안내해주는 표시판이 부족하여 헤매기에 적합하다. 충주댐까지 가는 길을 도로변 데크길이라 편하기는 하지만 차량이 많은 날에는 그닥 적당하지 않을 수 있다.


 마즈막재 옆 주차장에서 도로 옆 데크길이 종댕이길의 시작이다. 마침 갔던 날이 비가 무척 많이 내리던 날이었기 때문에 충주호를 바라보는 풍경은 구름과 안개에 가려져 아쉽기만 했다. 하지만 덮지 않은 날에 즐기며 걷기에는 좋다.  심항산은 정선 정씨의 집성촌이자 시조를 모신 사당이 있는 산이다. 그래서 종당산 또는 종댕이산 이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종댕이길은 이러한 의미를 담고 있는 종댕이산 아래를 도는 숲길이다. 심항산은 충주호와 가깝게 붙어있는 산이다. 도로 옆 데크길에서 볼때는 높은 산은 아니지만 종댕이길은 제법 산 아래자락까지 내려가야 한다. 그래서 시작과 끝자락은 오르막과 내리막 계단이 나름 길게 만들어져 있다.


   종댕이길을 쉽게 가려면 데크길을 따라 심항산 입구 숲해설안내소가 있는 곳까지 찾아가서 왼쪽 숲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이나 오른쪽 포장된 시멘트길을 따라서 가면 된다. 어느 길로 가도 상관이 없다. 아차피 만나는 길이기 때문이다. 좀더 숲을 즐기며 종댕이길을 가고 싶다면, 종댕이오솔길 안내판을 따라 길게 이어진 데크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것도 좋다. 하지만 숲길은 좁고 돌이 많아 체력이 약하거나 경험이 없는 초보자한테는 힘들 수 있다.  특히 비가 내리는 날에는 너른 돌로 길을 만들다 보니 미끄러울 수 있어 조심해야하는 곳이다.


  오솔길 끝자락에는 너른 시멘트길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아무러 표시판이 없다. 왼쪽 오르막길로 올라서면 다시 종댕이길 표시판이 보인다.


  종댕이길은 편하다. 한참을 내려가 호수에 닿을듯한 거리에 만들어진 종댕이길은 쉬엄쉬엄 걷기 좋은 길이다. 곳곳에 비를 피할 수 있는 정자도 있고 호수 전망을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하지만 자갈이 많고 간혹 빗물이 고여 걷기 불편한 지점도 있다. 하지만 날씨를 잘못 선택한 내가 겪어야할 불편함이기 때문에 날씨가 좋은 날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곳곳에 소원탑이 많이 세워져 있는데 모두 무너져 내렸다. 무너진 돌탑위에 작은 돌을 올려 탑이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관리가 부족하게 보인다. 여기에 돌을 올려 소원을 빌면 무너져 내릴것같은 느낌이 든다. 숲길에 펼쳐진 나무는 다양하다. 대부분 굴참나무이며, 곳곳에 밤나무도 보인다. 그래서 오솔길에 나뒹구는 도토리와 밤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일부구간에는 자작나무도 있고 잣나무와 소나무도 많다. 산림욕하고 숲에서 힐링을 경험하기에는 좋은 숲길이다. 길은 짧지만 온전히 숲을 즐기려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찾아와야 할 곳이다.


 숲길을 돌아 원점으로 돌아가는 길은 다시 오르막이다. 험한 계단은 아니지만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제법 보이는 오르막이다. 마지막 쉼터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오른쪽에 출렁다리가 보인다. 출렁다리를 건너가서 마즈막재로 가는 길이 있지만 우회하여 돌아가는 길이다. 좀더 빨리 가려면 계단을 따라 계속 올라가 숲해설안내소까지 가야한다. 종댕이산 아랫자락만 돌아도 좋은 곳이다. 그리고 종댕이산 꼭대기 전망대까지 들렀다와도 하루 일정으로 충분하게 쉬었다 올 수 있는 길이다.


   대신 이곳에서는 빨리 걷고 빨리 가야지라는 생각대신 천천히 걷고 충주호를 보며 쉬고, 숲에서 나무를 보며 쉬고, 데크와 정자에서 간식을 먹으며 쉬고 가야하는 그런 길이다. 느림의 미학을 알아야 만족감을 가질 수 있는 길이다. 비가와도 정자가 있으니 피하고 쉬어갈 수 있다. 나 혼자 다시 간다면, 전망데크와 정자가 같이 있는 마지막 쉼터에서 돗자리 펴고 낮잠을 자다 도시락을 먹고 푸욱 쉬었다 천천히 걸어 나오고 싶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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