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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품으로? 자연의 품으로, 청와대

 청와대가 개방되었다. 


 대통령이 바뀌고 자신의 입지를 위해 백악산을 벗어나 용산으로 이전했다. 결국 일제강점기부터 총독의 사저이자 초대 대통령의 관사가 있었던 이곳은 더는 국민들이 찾아오는 장소로 변모하였다. 언젠가는 가볼 수 있겠지 하다가 이제서야 다녀왔다. 더위가 수그러들지 않은 9월 초에 청와대를 찾아갔다.


 그냥 청와대를 들어갈 수 있는 춘추관으로 바로 가도 되지만 자연의 품으로 들어온 경복궁과 광화문의 모습을 함께 보기위해 광화문 광장을 가로질러 광화문을 거쳐 경복궁 돌담을 따라 춘추관으로 가능 길을 선택했다.


  광화문 광장을 한쪽 편으로 이어붙이는 공사를 할 때 말들이 많았다. 쓸데없는 돈을 쓴다고.. 하지만 좀더 신경써서 광장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원래의 동선과 배치에 맞게 조정한 것이다. 근정전과 광화문을 잇는 축을 그대로 이어 육조거리를 지나 관악산에 이어져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경복궁을 헐고 조선총독부를 세무면서 광화문도 틀어 남산 방향을 향하게 했다. 그 당시 남산에는 조선신궁이 있었다.  최근 들어 광화문을 몇 번 복원하면서 틀어졌던 방향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월대를 복원하는 작업이 이루어졌었다. 그냥 아무런 이유없이 복원한 것이 아니라 이유가 있는 작업이었다. 

 

  그렇게 되찾은 곳이 광화문과 광화문 광장이다. 삼각산부터 이어지는 기운이 거스름없이 고스란히 이어져 흘러가는 곳이 여기이다. 가능하면 경복궁을 관람하고 싶다면 광화문역에서 출발하여 광화문 광장을 걸으면서 백악산과 이어지는 풍경을 보면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조선총독부 건물이 없어지면서 백악산과 그 너머 보이는 삼각산 풍경이 너무가 시원스레 다가온다.


 광화문 월대를 거쳐 후문으로 나와 춘추관으로 향했다. 청와대 관람을 하려면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 한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니 좋다. 하지만 관리를 위해서는 유료로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청와대 입장은 춘추관과 정문 두 군데에서 입장이 가능하다. 그리고 입장할때 신분증 검사를 하기때문에 신분증도 필요하다. 대통령도 없는 곳인데 왠 신분증 검사까지 하는지 조금 의아해지는 순간이다. 


청와대 관람예약 -> 

https://www.opencheongwadae.kr/mps/reservation/form?menuId=MENU002010300000000


  춘추관을 통해 들어오면 곳곳에 해설가와 안내사 그리고 시큐리티요원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탁트인 잔디밭을 보면 들어가고 싶은 욕구가 있지만 여기저기서 들어가지 말라는 소리만 요란하게 들린다. 


  국민품으로 들어온 청와대라고 하지만, 국민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곳이 제한된 곳이 청와대 이다. 그래도 TV에서만 보아왔던 장소들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둘어보는 내내 기분을 들뜨게 한다. 제일먼저 들른 곳은 상춘재이다. 귀빈들을 맞이하는 장소이자 비공식 회의장으로 사용되었다는 장소이다. 커다한 한옥건물이 멋지게 자리하고 있고 역시나 근처에 가면 고라니가 소리치는 것처럼 만지지말라, 잔디밭에 들어가지 말라는 소리가 들려온다. 말안듣는 사람도 많았는지 얼굴 표정들이 일그러져 있다. 이해도 되지만 때로는 너무 억압하듯 관람하게 만드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의 품으로' 이것도 말로만 그런 것일까? 


  청와대에서 가장 빼먹지 말고 보아야 할 곳이라면 관저와 본관 건물일 것이다. 그리고 멀리서 보아도 푸른 색 반짝이는 고급진 기와 풍경이 너무나 멋있다. 청와대라는 이름이 너무나 어울리는 공간이다. 관저건물도 외부만 볼 수 있다. 한옥 건물을 한바퀴 돌아 볼 수 있도록 해놨다. 그런데 좌측통행 방향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한옥 건물의 겉만 보고 나서야 하는 점이 아쉽다. 실내를 모두 볼 수 있는 곳은 본관 건물뿐이다.


  본관에 들어서도 좌측통행이다. 우측통행에 익숙한 사람들이 우측으로 다니려고 하던가 계단으로 올라갈때 좌측으로 이동하라고 하니 동선이 꼬이거나 사람들이 우왕좌왕한다. 애초 입구부터 우측통행으로 동선을 짰다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좌측통행 없어진지가 언제인데...


  본관의 건물도 대부분 회의실과 행사를 위한 공간 들이다. 규모가 크고 작고의 차이가 있을 뿐 TV에서 익숙하게 보아왔던 장소들이다. 건물의 웅장함이 돋보이고 특히 천장의 장식과 샹들리에가 너무 아름다웠다는 기억이 든다. 


  본관을 관람하면서 가장 눈에 뜨였던 것은 본관 2층 천장에 있는 천체도이다. 우주를 담고 있는 장소라는 의미일까? 하늘 아래 하늘의 뜻을 전해주는 존재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고급스럽고 그렇다고 너무 화려하지 않는 정재된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 청와대이다. 프랑스의 베르사이유궁전 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존재감을 내비칠 수 있는 멋드러짐이 있는 곳이다. 백악산 아래 자리한 청와대는 기품이 있는 건축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에 들른 곳은 영빈관이다. 영빈관 옆에 칠궁이 있어 동시에 가볼 수 있을까 싶었지만 청와대관람을 통해 칠궁은 볼 수가 없다. 영빈관을 가도 다시 정문쪽으로 돌아나와야 한다. 영빈관도 전체를 둘러보지 못하고 그저 문 밖에서 훝어보는 수준으로 해놓았다. 국민의 품으로 보냈다면 좀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이 너무 예의없이 굴어서 그렇다면 입장료를 높게 받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면 어중이 떠중이는 오지 않는다. 


  이야기가 많은 청와대이지만 결국 국민의 품으로 왔다. 보다 정확히는 자연의 품으로 들어왔다. 백악산 아래 풍광을 그대로 담아 볼 수 있도록 거침없는 탁 트임이 너무 좋고, 너른 정원속에 자연의 색깔을 닮은 청기와가 나대지도 않는다. 어울림이 좋게 보이니 경복궁 후원의 모습이 되살아난 것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청와대는 다시 자연의 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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