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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랑 Jul 30. 2024

신속해외송금

대사관 사건사고 일지

해외여행 중에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분실이다.

여권분실부터 지갑, 휴대폰, 가방 분실은 어느 나라나 흔하게 발생하지만 

한국에서 처럼 자리를 비울 때 가방을 놔두고 간다거나 하면 분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최근에는 오토바이를 이용한 날치기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난다.


여권은 대사관에서 재발급 신청을 하면 되지만 재발급으로 끝이 아니고

그전에 경찰서와 이민국도 방문해야 하니 여행일정 자체를 조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중에 현금도 없다면 여행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대사관에서는 신속해외송금이라는 

간편 송금제도를 지원하고 있다.


대사관을 방문하여 신청을 하면 국내의 가족이나 지인이 외교부 영사콜센터에 전화해서

계좌번호를 받아서 송금을 하면 확인 후 공관에서 현금을 지원하는 방식인데

반드시 도움을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이 남자는 여권과 지갑, 휴대폰이 든 가방을 분실했다고 대사관을 찾아왔는데

가족의 연락처를 모른다고 하여 지인이 근무하는 직장을 검색하여 어렵게 통화가 되었는데

전화를 받은 지인이 도움을 단칼에 거절했다. 


본의 아니게 통화내용을 엿듣게 되었는데 

"지난번에 빌려간 돈도 안 갚으면서 왜 돈을 또 빌려달라는 거냐"며 전화를 끊었다.

다른 사람을 찾아보라고 하자 없단다. 가족은 이미 해외에서 오는 전화를 차단했다.


알고 보니 분실도 아니고 카지노에서 여권과 휴대폰까지 맡기고 돈을 빌려 도박을 하다가

다 잃은 것인데 전에도 사고를 당했다고 꾸며대어 가족과 지인들에게 이미 수백만 원을 빌린 상태였다. 


난감하지만 공관에서도 당장에 도울 방법이 없다.

게다가 송금을 받는다고 해도 또 카지노로 달려가서 다 써버릴 수도 있는데 

그걸 일일이 따라다니면서 확인할 수도 없는 법이다.


당장 차비가 없다며 5백 페소를 빌려 쓸쓸하게 떠난 그 남자의 뒷모습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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