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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진우 Nov 25. 2021

아이들에게 동화나 바비인형이 좋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에서 백인 공주님 대신 남미 출신 곱슬머리 소녀... 라는 기사를 보고 드는 생각인데,


 아이를 바라보게 되면서,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그동안 아이들에게 들려줬거나 보여주는 것들에 문제가 많다는 평소의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우선 저런 옛날 백설공주 등 백인 중심 만화에서부터 인형의 집, 바비인형까지. 백인-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다양하고 부적절한 지칭이지만 이를테면 앵글로 색슨, 노르만, 슬라브족 등-이 이집트나 로마시대 때는 노예계급이었고 야만인으로 불리었다는 걸 굳이 아이에게 강조할 필요는 없지만, 거꾸로 검은 눈과 검은 머리의 우리의 아이들에게 노란 머리나 파란 눈이 아름다움의 기준인 것처럼 잘못된 관념을 심어줄 수 있는 이런 인형, 만화, 이야기 등은 나는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가능한 안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공주님'이란 낱말도 우리 아이에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공주라는 말 자체가 옛스럽기도 하거니와, 공주라는 말은 사실 아름다움이나 지혜로움과는 관계 없는 '계급'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미 근대화로 계급 사회가 없어진지 오래되었는데, 공주가 있다면 신하나 노예나 평민도 있어야 하는데 이런 낱말을 아이에게 부르거나 익숙하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아이야, 네가 공주라면 다른 아이는 신하나 평민인거니? 모두가 다 공주라고? 그런 세상은 존재하지 않고, 그런 세상이 좋은 세상인 것도 아니야.


무엇보다 아이들은 공주나 왕자라는 칭호가 없이도 아름답고 소중할 수 있는 존재들인데, 구태여 억지스런 호칭을

붙이려 하는가?


그 다음 동서양의 대부분의 소위 '동화'라는 것들, 익히

알고 있지만 문제가 있는 내용이 많다. 백설공주, 신데렐라, 헨젤과 그레텔, 콩쥐와 팥쥐 등의 이야기는 일단 아동 학대나 살해를 흔한 전제로 깔고 있으며, 원전의 이야기는 이를테면 팥쥐가 나중에 찢겨죽임을 당하고 내장으로 젓갈을 담갔다는 류의 극단적인 내용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심청이 이야기는 원시적 종교의 큰 문제점이었던 인신공양 이야기가 있고, 선녀와 나뭇꾼 이야기는 거의 여성을 납치해서 강제로 살게하는 수준이다. 흥부와 놀부 이야기는 가난한 것이 착한 것이라는 잘못된 관념을 심어줄 수 있으며, 스스로 삶을 개척하지 않고 박씨나 기다리는 일어날 수도 없는 요행이나 바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가난을 착한 것이라 거짓 합리화를 하는 것도, 로또나 경마나 긁으면서 요행을 바라며 사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결과에 책임을 지며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는 삶을 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줄 것은 그나마 탈무드

정도밖에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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