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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사람 박코리 Jun 09. 2016

엄마의 자유여행

엄마의 체리는 하트

시어머니가 오랜만에 (가족 없이) 친구들하고 기차 여행을 가셨다.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는 평생 살면서 거의 하루도 떨어져 본 적이 없으시기에 이런 경우는 드물다. 이주 전부터 자랑을 하시길래 재밌게 놀다 오시라 했는데, 기차를 타고 놀러 가신 곳이 체리 농장이었다.


밤 열 시쯤 한 시간 거리의 우리 집에 오셨다. 들어오시지도 않고 아들네 준다고 기차에서 품에 안고 오셨을 체리를 주고 가셨다. 집 뒷마당에서 기른 토마토며 대파 같은 작물들과 함께.


낮잠을 자다 깨서 시어머니가 주신 체리를 먹었다. 먹다 보니 (시)엄마가 주신 체리가 접시 가득 알알이 하트모양이다. 체리는 새초롬하니 단 맛인데 마음은 한구석이 아릿하다. 남편도 나도 일을 하고 결혼을 했으니 독립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보다. 우리는 아직도 공기를 마시듯 엄마, 아빠의 수고와 마음을 먹고 산다.


조금이라도 갚고 싶은데 까마득하다, 그 빚. 우리가 먹고 자란 부모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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