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잘 안 통하는 곳에서 불편하지 않냐는 이야기를 듣는다. 한국에서도 말은 잘 통하지 않았고, 뉴스를 보면 지금도 여전하다. 여기선 짧고 얕은 관계가 계속된다. 건조한 인연이다. 정도 없고 상대방에 대한 의존도 적다. 그만큼 관계를 지속하는데 밀당 에너지가 줄어든다. 모르는 것 투성이인 나는 마음을 열고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어떻게 먹는 건지,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며 모르는 게 오히려 편한, 외려 아는 척하는 게 창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간혹 정말 드물게 그런 친구를 만난다. 유창한 영어로 손님을 깔보는 종업원 말이다. 작년엔 몇 번 기분 상하는 일을 겪었다. 알아듣지 못할 말로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들고, 서양인에겐 상냥하게 응대하는 인종차별. 이번엔 그런 날을 대비해 점잖게 나무라는 문장을 연습 중이다. "좀 알아듣기 쉽게 얘기해 줄래요?", 아니, 영화처럼? "Manner makes a human being!" 어떤가? 아니다. "Why와 그류? What's우째 그류?" 이게 좋겠다. 아직 써먹을 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