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콧물감기에 훌쩍이다 약을 먹고, 옆방 인기척에 밤잠 설치다가 맞이한 아침, 방 청소 때문에 일찍 나섰고 도자기와 빈티지샵을 구경하려 했는데 문이 닫히거나 기대 밖인 상황에, e-Book이라도 읽으려 카페 그늘마당에 앉았더니 갑자기 노트북 화면이 꺼지고 재부팅도 되지 않아, 일진 사납다고 투덜대며 짐을 꾸려 분짜를 먹으러 간 식당에서 계속 "감사합니다" 소리가 들려오고, 밝은 표정에 필요한 게 있는지 맛은 어땠는지 챙기며, 웃음으로 배웅하는 광경이 계속되고 있어, 키오스크시대에 이런 환대야 말로 인간만의 미덕이 아닐까 곰곰 생각하며 숙소로 돌아와 다행히 노트북을 다시 세상과 접속시켰고, 마음이 놓였는지 쏟아진 낮잠을 맛있게 잔 후, 겨울 땡볕에 잘 마른빨래를 걷자니 유쾌해져, 먼 동네 K-Box 노래방에 가보기로 한 것까진 좋은데 좁은 방바닥에 앉아 자꾸 삑사리 내며 고음불가 노래를 부르려니 더웠다. 따지고 보니 모두 나쁘거나 모든 게 좋은 날은 없다. 잘 느끼고 잘 놀아야 좋은 날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