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잼스

새로운 길은 과거와 연결되어 있다. 이어짐을 발견하는 건 신기하고 또 대단한 일이다. 정말 엉뚱한 곳에서 추억이 되살아난다. 구석진 네 갈래 길 모퉁이 상점, 지난날 나는 갔던 길로 되돌아 오거나 어귀를 돌아 나오길 반복했다. 그러니까 나머지 두 길은 가보지 않고 그 곳을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제껏 여행은 대부분 그런 식이었다. 끊긴 도시와 나의 간격이 메꿔지면서 점이 선이 되고 면에 불이 켜진다. 사람이 덜 다니는 길, 걷기에 편한 길, 눈이 편안해지는 길, 스마트폰을 꺼내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향하게 되는 길. 이 길은 저 길과 연결되어 있고 나는 하늘을 나는 새처럼 더 넓어진 시야로 도시를 내려다 본다. 더욱 친근해진다.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퍼즐을 얻는다. 한 조각씩 퍼즐이 제자리에 맞춰지는 순간, 다른 그림이 되는 신기함. 아무것도 없을 거라 생각했던 회색 바탕의 긴 여행이 채워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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