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쉽게 입맛을 허락하지 않는 음식이 바로 분보훼(Bún bò Huế)다. '분'은 면인데 보통 쓰이는 분(Bún)보다 조금 더 통통하다. 소고기를 뜻하는 보(bò)가 기본 고명으로 들어가고, 맘루옥(Mắm ruốc)이라는 새우 젓갈 소스를 넣어 국물을 만든다. 쌀국수의 일종이지만, 호이안의 까오러우처럼 훼의 문화가 깃든 음식이다. 전문점을 찾았다. 입구에선 덜컥 레게음악이 흘러나온다. 메뉴는 단 하나, 고명만 다르다. 앉자마자 과일부터 안기는 털보 주인장의 추천으로 믹스 버전을 선택했다. 미각이 저렴한 나와 달리, 아내는 라임을 살짝 짜서 국물에 상큼한 맛을 돋우고, 바나나꽃을 비롯한 향채에 고추의 매콤함도 추가한다. 부드러운 소고기와 완자 고명에 연신 감탄하니 이리 이끈 나로선 내심 뿌듯한데, 정신없이 먹느라 음식 사진 찍는 걸 잊고 말았다. 허, 이리 쉽게 넘어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