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솥비빔밥의 힘

by 잼스

이틀 연달아 장마 같은 비가 온다. 이사하고 방구석에만 처박혀 있자니 기분도 처진다. 회복을 위한 뭔가가 필요하다. 저녁 무렵 잦아든 빗길을 뚫고 한식당을 찾았다.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그동안 까맣게 모르고 지냈다. 겉모습은 새마을식당 분위기다. 먼저 김치와 단무지 반찬을 내온다. 살짝 맛을 보니 미루어 짐작컨대 '이 집 음식 괜찮다.' 드디어 돌솥비빔밥이 나왔다. 따라온 미역국을 한 숟가락 뜨니 제대로다. 달걀과 뜨거운 밥이 빨개지도록 설설 비벼 입안에 넣으니 아이코 뜨겁다. 후후 불어가며 먹자니 "콧물 훌쩍, 땀 줄줄"이다. 김치를 좀 더 달라하니 두 말없이 처음보다 많이 채워준다. 그런데 가만 보니 우리를 빼곤 전부 현지인들이다. 식사를 끝내고 주인에게 잘 먹었다 인사하며 누가 음식을 만드는지 물어보았다. 열 달간 일했던 한국인 요리사가 다낭으로 떠나고 지금은 본인들이 직접 한단다. 고맙고 기쁘고 힘이 났다. 이 고장에서 나는 재료를 가지고 한국의 맛을 전하다니. 그야말로 퓨전한식당이 아닌가. 도심 속 너른 식당 줄지어선 테이블에서 많은 지구인들이 우리 음식을 즐기는 어느 날을 떠올려 본다. 꼭 번창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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