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감기라니

by 잼스

뇌에는 기준값이 정해져 있다. 몸은 그에 맞춰 열을 만들고 내보내며 체온을 유지하는데,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침입이 감지되면 이를 제거하기 위해 기준값을 올린다. 이때 몸은 뇌가 목표치를 높여버렸기 때문에 실제 온도가 이미 높아도 추위를 느끼고 떨기 시작한다. 문제는 온도 조절 시스템이 체온만 건드리는 게 아니란 거다. 시선, 냄새, 촉감까지 온 신경이 안으로 접힌다. 오후 다섯 시 해질녘이 다 되어 가는데도 좀체 그림자가 길어지지 않는다. 결국 해가 지고 나서야 바깥으로 나선다. 여행의 즐거움은 풍경이 아니라 여행자의 마음에 있다. 두 번째 찾아온 콧물감기는 네 몸 하나 잘 챙기라는 듯 외부에 대한 관심을 접는다. 도시는 흑백사진 모드로 바뀌어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 약국은 하얀색, 바깥은 회색 또는 검정이다. 빨리 회복하려 독한 약을 먹고 선잠을 잤다. 띵한 머리와 막힌 코, 가끔씩 저려오는 몸뚱이는 저절로 한숨을 만들고 3박 4일은 더욱 짧아졌다. 바이러스를 품은 채 호이안으로 간다. 그리고 내일부턴 Tet(설) 연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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