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안의 설, 좋거나 나쁘거나

by 잼스

설 아침 강변에서 한국인 관광객과 마주쳤다. 어디가 호이안 시장이냐 묻는다. 전날과 달리 휑해서 눈앞에 두고 시장이 어디냐고 묻는 게 이상하지 않다. 설 연휴에 맞춰 떠나온 여행, 내일이면 돌아간다는데 아쉬운 일정이겠다. 내 상황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취향에 맞는 음식점과 카페들은 아예 쉬거나 사나흘 지나야 문을 연다. 그나마 영업하는 가게들은 원래 요금에서 10~20%가량의 설 추가요금(Tết charge)을 받는데, 노동법 상 명절 근무 시 통상임금의 300% 이상을 지급해야 하는 인건비 때문에 공식적인 일이다. 그래도 관광객 수는 여전하니 대목이다. 밤은 때맞춰 찾아오고 소원배는 등불을 매달고 두둥실 거린다. 설이니 그 소원은 조금 더 간절하려나? 하지만 강물엔 어두운 그림자가 짙다. 화사한 도시의 표정은 불빛의 희롱이었음이 들통났다. 그래도 좋은 건 스쿠터가 눈에 띄게 줄어 걷기 한결 낫다는 거다. 무차별적인 소음의 공습을 피할 수 없어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내 전두엽도 쉬어간다. 호이안의 올 설 선물은 '진정한 고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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