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ết, 이제 다시 시작이다

by 잼스

밥이 보약이다. 한식당 된장찌개로 기운을 회복했다. 다행히 마음을 가렸던 감기의 훼방을 묵은 해에 실어보낸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Trung(예전 숙소의 호스트)이 자정에 있을 불꽃놀이 소식을 전한다.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려 생맥주집으로 갔다. 문을 여는지 낮에 들러 확인해 둔 나름 단골이다. 혼자 여행하는 독일 청년과 축구 얘기도 하다가, 술자리에 있던 사람들과 두 시간 일찍 "Happy New Year in Korean time!"으로 잔을 부딪힌 후 불콰해져 일어났다. 호이안 공원에선 설맞이 공연이 펼쳐졌고, 강변으로 자리를 옮겨 불꽃 속에 현지인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 모두 잠든 숙소로 살금살금 돌아왔다.

밥이 보약이면 산책은 처방전이다. 새롭게 시작한 식전 아침 산책은 긴 여행 속에서 권태와 식상함을 어떻게 벗겨낼 수 있는지, 시간 사용법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 평소엔 복잡한 인파와 바쁜 영업 때문에 눈치 보여 다가갈 수 없었던 현지인들의 기복 신앙과 위트를 찾아 걸으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동안 보여도 보지 않거나 다가갈 수 없었던 것들을 찾아내고, 거치적거리지 않으면서 현지 삶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이다. 또 한 번 해를 보내고 맞으며 새삼 확인한다. 건강의 귀함을, 열심히 좇는다고 여행의 재미가 그냥 다가오는 게 아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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