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날 아침식사 & 겨루기

by 잼스

마지막 아침 식사. 과일이 풍성했던 이 숙소에서의 아침은 좀 더 아쉽다. 돌아가면 잘 찾지 않을 테지만 뮤즐리 & 요거트도 그렇고. 열흘 가까이 눈인사만 했던 노인이 코리안이냐고 묻는다. 아마 자기들끼리 궁금했나 보다.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자신들은 잘 구분하기 어렵다며 눈 찢는 시늉을 한다. 스페인과 벨기에 출신 커플이다. 우리도 그쪽 사람들 보면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거기 축구 잘하는 나라 아니냐고 추켜세운 다음, 우리가 2002 월드컵에서 스페인을 이겼다고 한방 날렸다. 우리네도 그렇지만 노인의 무의식적인 행동을 바꾸긴 어렵다. 벨기에 할머니는 이웃에 한국 친구가 있다고 한다. 드문 일이라 했더니 40여 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많은 한인들이 입양되어 왔단다. 이런! 얘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독일 광부와 간호사 얘길 하며 그래서 우리가 독일인들을 좋아한다고 에둘러 얘기하고 말았다. 매년 석 달간 동남아시아를 여행한다는데, 비슷한 위도에 있는 우리도 두세 달간 추운 겨울을 피해 여기 온다고 합을 맞춘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린 다낭으로 가고 그들은 며칠 더 있다가 하노이로 간다. 웃음 띤 대화였고 뜬금없는 겨루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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