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경보에 떨고 있는 나

겨울나기 준비 That's Christmas to me

by 잼스

저녁 6시, 한파경보 발효 예정이다. 이미 주의보가 내려졌는데 이 보다 한 단계 위인 한파경보의 기준은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5℃ 이상 하강하여 평년값보다 3℃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 아침 최저기온이 -15℃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이다.


시골은 겨울 추위가 매섭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진작부터 겨울나기에 대비해 왔다. 추위에 약한 나무들을 위해 ‘녹화마대’와 마끈을 챙겨 두었다. 녹화마대는 굵고 거친 삼실로 짠 천연 식물 천이다. 통기성, 흡수성, 보온성, 부식성이 우수하다고 한다. 추위에 약한 금목서와 홍가시나무 아랫가지를 녹화마대로 잘 감싼 뒤 마끈으로 묶어주었다. 처음 해보는 거라서 외투가 맘에 들런지 모르겠다.


미리 미곡처리장에 들러 왕겨를 세 포대 사두었다. 옷을 입히기 어렵거나 이 뜰에서 여러 해 겨울을 겪어 본 것들은 뿌리 쪽에 왕겨를 두툼하게 덮어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블루베리, 치자나무, 란타나, 배롱나무, 동백나무, 장미처럼 월동이 쉽지 않은 나무들이다. 그밖에 심은지 얼마 안된 샐릭스, 수국, 으름, 등나무와 올 가을에 옮겨 심은 불두화, 이스라지, 석류, 까마귀밥, 모란, 작약, 라벤더, 라일락, 상사화에게도 만일에 대비해 왕겨 이불을 선사했다.


낙엽을 덮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가늘게 부숴서 두툼하게 덮어주어야 보온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이미 왕겨를 깔아주었기 때문에 가볍게 얹어 낙엽처리도 하고, 퇴비 효과도 보고, 미관상 보기에도 좋게 해 주었다. 한편 밤나무, 감나무 등 나이 먹고 덩치 큰 활엽수들은 벌써 제 이파리를 떨구어 스스로 이불을 깔았다. 연륜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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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되자 흐린 하늘에 소나무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고 낙엽이 소란스럽게 굴러다닌다. 올 겨울 첫 번째 추위가 파도처럼 서서히 밀려오는 것이 느껴진다. 마침 엊그제 취사용 LPG 가스가 떨어져 교체했는데 추워지기 전이어서 다행이었다. 이동식 가스난로의 가스통도 함께 교체했다. 보일러 상태도 점검하고 화목난로에 땔 나무도 미리 안으로 들여놓았다.


김장을 알맞은 시기에 끝냈지만 갑작스러운 추위가 마음을 바쁘게 한다. 시설물을 점검해야 한다. 가장 먼저 부동전(不凍栓)을 본다. 부동전은 부동 급수전(不凍給水栓)이라는 명칭 그대로 얼지 않는 야외수도 장치다. 수도꼭지를 모두 열고 주 밸브를 잠그면 수도관 속의 물을 다 비울 수 있어 한겨울에도 수도가 얼어 터지지 않는다.


어제 오후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마당에 있는 단풍과 주목 그리고 아치에 태양광 트리 전등을 걸었다. 겨울 내내 을씨년스러운 마당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려 줄 것이다. 창밖에 반짝이는 노란 불빛이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떠올리게 한다.


12월엔 아무래도 캐럴이 제격이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좋아하는 <Pentatonix>의 <That's Christmas to me>를 틀어본다. 미국의 5인조 아카펠라 혼성 그룹으로, 이 노래는 2014.10월에 발매되었다. <Alessia Cara>의 2019년 발표곡 <Make It To Christmas>와 함께 성탄절 즈음에 가장 많이 듣는 음악이다.


And then for years to come we'll always know one thing

That's the love that Christmas can bring

Oh, why? 'Cause that's Christmas to me

시간이 흘러가도 크리스마스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한결같다. "사랑"이라는 고귀한 감정.


또 하나 마음 따뜻한 구절은

"The only gift I'll ever need is the joy of family."

나도 난로 앞에 앉아 같은 선물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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