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와 관념의 이격

- 친절한 어문 규정에 대한 단상

by 콜랑

맞춤법 공부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말을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적는 법에 대한 공부다. 그러니 어디 가서 '교양 있다'는 말을 들으려면 기본적으로 알아둘 필요가 있는 기초 지식인 셈이다. 고로, 공적인 문서를 만들 때에는 맞춤법 규정을 잘 지키려고 애를 쓰게 된다. 새 학기 첫 수업 강의 소개 자료를 만들 때처럼. ('때처럼'과 '때에도' 사이에서 고민하는 건 왜일까??)


여태 모르고 있다가 문득 눈에 들어 온 현상 하나. '주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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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차별'? 문득, '어째, 매 주 차별할 계획인가?' 싶다. '내가 띄어쓰기 규정을 잘 모르나?' 다시 한번 점검. "주 차별"에서 '차(次)'는 의존명사이므로 앞 말에서 띄어쓴다. '별(別)'은 접미사이므로 앞 말에 붙여 쓴다. 흠, 별 문제가 없다.


생각해 보니, '주 차별'은 '주 순서에 따른의' 정도를 뜻하니까 관념적으로는 '[[주 차]+[별]]' 정도의 구조로 분석되는데 그 꼴만 보면 '[[주]+[차별]]'로 오해될 여지가 있는 것 같다. 뭐, 발화 상황이 주어지기 때문에 혼란의 여지야 없겠지만 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사실, 관념 구조와 문법 구조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차이는 조사나 어미의 통합에서는 아주 일반적이다. 명사구와 조사의 통합을 예로 들면, '[[[수식어]+[피수식 명사]]+조사]' 구조와 동일하다. 그런데 조사/어미구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혼란이 한자어 접미사나 의존 명사와 관련해서는 자주 발생한다. 관념 구조와 문법 구조 사이의 괴리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어색함의 정도가 띄어쓰기를 할 때 겪는 곤란함의 강도(경험 빈도)로 반영되고 있는 건 아닌지...


적어도 한자어 접미사나 의존 명사의 띄어쓰기에서는 이런 이격인지 괴리인지를 좀 해소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보면 어떨까? 한국어 화자의 언어 처리를 담당하는 인지 매커니즘에 조금의 편의를 제공한다고 해서 나쁠 건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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