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논리적인 기반한 정답"?

특이한 통사적 간섭 in writing.

by 콜랑

막상 자료화하려면 쉽지 않지만, 발화 실수는 꽤나 흔하게 발생한다. 물론 문어(글)보다는 구어(말)에서 흔하다. 개인적으로는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언어 처리의 그림자라고 생각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발화 실수에도 무언가 패턴이 있을 거다. 자주 발생하는 실수와 드문 실수가 있을 거다. 아래는 비교적 드물게 관찰되는 문어 자료에서 관찰된, 매우 특이하다고 생각되는 발화 실수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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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 출처: 74. AI에이전트와 집단지성



원래 발화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1) 사실과 논리에 기반한 정답

2) 사실에 기반한 논리적인 정답


아마도 2)는 아니었을 것 같다. 맥락을 보면 감정적 문제에 대한 정답과 대를 이루는 어떤 관념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1)을 말하려고 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에 기반하다' 구성에서 '~' 부분을 'A(명사)와 B(명사)'로 채우면 되는 언어 처리를 하면 될 텐데 어째서 '~에 기반한 정답'이라는 구성의 핵명사 '정답'을 수식하는 성분이 B 자리에 오게 되었을까?


'X에 기반한 정답'이라는 구성의 통사 구조를 분석하면 '[ [ [ [X] 에 기반하] ㄴ] 정답] ' 정도가 된다. 언어 처리 과정에서 우선 [X]를 처리할 때 [A와 B]구조로 확장할 수 있다. 그 다음에 '~에 기반한'을 처리하고 나서 전체 구성의 핵명사인 '정답'을 처리하게 되는 셈이랄까? 1)이 원래의 발화 의도였다면 이런 절차를 거쳤을 것이다.


그런데 B 자리에 '논리적인'이 출현한 점으로 보아 머리 속에서는 2)와 같은 표현을 구성하는 구조적 처리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된다. 이 표현의 통사 구조를 분석하면 '[ [ [X에 기반한] (conj.) [논리적인] ] 정답 ] ' 정도가 된다. ' [X에 기반한]'과 '[논리적인]'이 '정답'과 독자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표현이다. (이중 수식 표현이니까 적당히 'conj.'가 생략된 어떤 구조로 퉁치자.) 절 경계가 분명해야 할 독자적인 두 관념([X에 기반하다]와 [논리적이다])이 선행 절 처리 중에 동시에 간섭을 일으킨 현상이다. 핵명사가 '정답'이고 관념적으로 '사실에 기반한'과 '논리적인'이 독자적으로 '정답'과 관계를 맺고 있는데 어째서 '논리적인'이 conj. 앞에 있는 구조 속으로까지 끼어들어가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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