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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은 안 하자 주의"

- 언어 처리에 관한 경

by 콜랑

지인과 카톡을 하다가 내가 아래와 같이 톡을 보냈다.

캡쳐 사진에서 붉게 표시한 부분처럼 말하는 경우를 가끔 본다. 자연스러운 일반적인 표현은 "가능하면 ~는 하지 말자 주의라서"인데 맥락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말을 하다 보면 가끔 위 사례처럼 '가능하면 ~는 안 하자 주의라서'라고 말할 때가 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재중 동포인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타이핑 속도가 말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정도로 빠른 건 아니다. 맥락에서 '안 하다' 형식의 부정이 등장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쓴 표현이다. 누구보다도 내가 쓴 말이니까 내가 그 상황을 잘 안다.


인간이 문법을 처리하는 과정은 어휘 중심의 규칙 기반 과정이 아니라 프라이밍이 관여하는 확률 기반 과정임이 분명하다. 머리 속에서 분명 '안 하자 주의, 하지 말자 주의, 안 하는 게 좋다는 편, 하지 않는 게 좋다는 편' 요 네 가지 표현이 (활성화이든 인출이든) 동시에 다 떠올랐는데 그 중 (프라이밍 효과로 인해) '안 하자 주의'를 선택했다.


내 머리 속에서 일어난 일이라 객관적으로 증명해 보일 방법은 없지만 확실한 경험이었기에 몇 자 적어 남겨 둔다.


10화 '-지 말자'를 쓰'지 않자'는 취지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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