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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한번 뛰켜야 될 거 같아"

- 독자적인 문법 요소의 두뇌 속 실재 증거 독자적인 문법 요소의 두뇌

by 콜랑


이봉주 선수의 말 가운데 "마라톤 한번 뛰켜야 될 거 같아"라는 발화가 있다. 자막으로도 '뛰켜야' 부분에 '?' 처리를 해 두었다. '뛰게 하다'와 '시키다'가 섞인 형태인 '뛰키다'를 발화한 예이다.


우리의 두뇌는 통사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마라톤 한번 뛰게 하다'와 '마라톤 한번 시키다'가 모두 활성화되었다가 둘 중 우세한 형식을 발화한다는 증거임이 분명하다. 다만, 가끔씩은 그 처리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여 '뛰키다'와 같은 특이한 형식을 생성하고 이것을 발화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자연스러운 빠롤만을 관찰해서는 '뛰 + 키'의 결합을 상상할 수 없다. 사역형의 파생접미사로 볼 수 있는 '-키-'가 분명히 독립적인 문법 요소로 머리 속에 등재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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