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화 실수일까 창의적 산출일까?
"우려있게 시장 상황을 보는 거구요"라는 표현은 독특하다. '우려하다'의 부사형은 '우려하게'가 아니라 '우려스럽게'이다. 동사인 '우려하다'와 형용사인 '우려스럽다'가 있을 때 부사형으로는 '우려스럽다'의 부사형인 '우려스럽게'를 쓰는 게 일반적이다. '걱정하다, 걱정스럽다'의 경우도 부사형은 '걱정스럽게'를 쓴다.
그런데 위 영상에서는 '우려있게'를 썼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려'와 '있다'가 함께 어울리는 표현을 쓰는 일은 없는 것 같은데 어째서 이런 표현이 발화(산출)되었을까? '있다'가 부사형으로 쓰이는 경우에 '근거 있이'와 같은 발화를 산출하는 현상(https://brunch.co.kr/@korlang/207 참조)과 유사한 점이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우려를 가지고 시장 상황을 보다'라고 하려다가 '가지다' 대신 '있게'를 썼을까? '가지다'아 '있다'는 소유 내지는 담지를 의미하기 때문에 의미상 관련성으로는 억지스럽지만 엮어 볼 만한 것 같다.
만약, '우려를 가지고'를 '우려 있게'로 발화한 것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언어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ANXIOUSLY]]'에 해당하는 의미가 언어적으로는 '우려, 걱정'을 동시에 활성화시키고, 이들 관념의 부사형인 '걱정스럽게, 우려스럽게, 걱정하면서, 우려하면서' 등이 차례로 선택되는 것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우려, 걱정' 중에서 '우려'가 선택된 다음에 그 부사형인 '우려스럽게, 우려하면서' 중에 더 적합한 표현을 선택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걱정'과 '우려' 중에 '우려'를 선택하는 과정과 평행하게 부사적 표현을 선택하는 과정이 작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있다'가 활성화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려'와 '있다'는 함께 사용되는 빈도가 너무 낮은 표현이라 아주 어색함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부사형으로 최적화(?)시킨 '우려 있게'라는 표현을 산출한 것은 아닐까? 관념 표현 선택과 문법 기능 표현 선택이 병렬분산적인 별도의 과정으로 처리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보게 하는 사례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