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트릴로지
어느 출퇴근 3
아침 햇살이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에
나는 일어났다.
정확히는 알람 다섯 번을 지나
마지못해 일어났다.
빗도 안 댄 머리와
철학 없는 표정을 달고
커피는 뜨거운데 마음은 식은 채
현관을 나선다.
회사는 가까웠고
마음은 멀었다.
출근길,
누군가의 향수가 스쳐 지나가고
내 지난 연애도 따라 지나간다.
잠깐 애틋하다가 금세 출근 생각.
엘리베이터는
누구보다 빠르게, 아무도 모르게
내 표정을 무표정으로 바꿔준다.
점심은 파스타.
면은 부드러웠고
상사는 까다로웠다.
오후 3시,
눈꺼풀이 먼저 퇴근을 시도했다.
그리고 곧
심리적 퇴근
그리고 곧
물리적 퇴근
퇴근길.
하늘은 분홍색이었고
나는 회색이었다.
그래도 예뻤다, 그 조화.
집에 돌아와
불을 켜지 않고 잠시 앉는다.
어두운 거실에 커튼만 흔들리고
마음이 조금 움직였다.
그리고 도돌이표
이것은 인생의…어떤 느와르?
3부작시 어떠셨나요? 회사원은 물론 사회생활하시는 분들의 공감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