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丙午年, 비움+채움의 출사표

15kg의 살을 깎아 뇌세포를 깨울 것

by KOSAKA

2026년 병오년(丙午年), 나는 붉은 말의 기운을 빌려 내 안의 낡은 관성을 태우고 다시 달리기로 했다.


오사카의 겨울 공기는 유난히 투명하다. 이 투명함은 때로 거울이 되어, 내 안의 비대해진 자아와 게으른 세포들을 가감 없이 비춘다. 2025년의 끝자락에서 나는 '서버 이전'과도 같은 거대한 삶의 이주를 앞두고 있다. 단순히 거처를 옮기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낡은 관성을 폐기하고, 생의 스탯을 완전히 재설정하는 일이다.


나의 2026년은 '저속노화(Slow-aging)'라는 이름의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승리 조건은 명확하다. 뇌세포의 대량 재생, 그리고 그를 가로막는 무거운 부채들과의 작별이다.


비움의 미학: 15킬로그램과의 작별


손목 위 가민(Garmin)은 이제 나의 새로운 심장이자 나침반이다. 매일 아침, 나는 '존 2(Zone 2)'라는 고요한 사격장에 들어선다. 거칠게 몰아쉬는 숨이 아니라, 옆 사람과 다정한 농담을 건넬 수 있을 정도의 리듬. 그 중강도의 규칙적인 박동 속에 내 몸을 가두려 한다.


목표는 15kg이라는 물리적 무게를 덜어내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심미적인 선택이 아니다. 뇌세포를 짓누르던 염증의 안개를 걷어내고, 더 가볍고 명민한 '나'라는 하드웨어를 구축하기 위한 기초 공사다. 매일 걷고 뛰는 행위는 내 뇌에 보내는 가장 강력한 생존 신호가 될 것이다.


채움의 문법: 시바 료타로와 50권의 세계


몸을 비우는 동안 머리는 밀도 있게 채우려 한다. 올해는 50권의 책이라는 활자의 바다를 건너려 한다. 특히 오사카의 향기가 배어있는, 일본의 국민 역사소설가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郎)를 깊이 탐구할 생각이다.


그가 응시했던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따라가며, 나는 과거의 지혜가 현재의 뉴런과 어떻게 조우하는지 목격하고자 한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 세상을 조망하는 것, 그것이 바로 뇌세포를 노화로부터 구출하는 지적인 방부제가 아닐까.


확장의 기술: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언어


역사의 페이지를 넘기는 손가락은 동시에 가장 최첨단의 문법을 두드린다. 생성형 AI는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나의 사고를 확장해 줄 외장 뇌(External Brain)다.


전통적인 서사와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이 만나는 지점에서 나는 새로운 창조의 방식을 배울 것이다. 과거(시바 료타로)와 미래(AI)를 동시에 쥐고 달리는 이 이질적인 질주는, 내 뇌세포를 끊임없이 긴장시키고 재생시킬 것이다.


2026년, 다시 태어나는 나를 위하여


전략적으로 판을 짜고, RPG 주인공처럼 성실하게 레벨업하는 일 년. 15kg의 체중을 덜어낸 자리에 50권의 통찰과 AI라는 날개를 달고 싶다. 2026년의 끝에서 나는 거울을 보며 미소 지을 것이다. 생체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한층 더 정교해진 뇌세포로 무장한, '초월(Awakening)'에 성공한 나를 보며.


이제, 첫 번째 일일 퀘스트를 위해 운동화 끈을 묶는다. 나의 2026년은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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