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싱가포르 콘텐츠 비즈니스의 모든 것

고삼석의 인사이트-박상욱 KOCCA 싱가포르 센터장


"콘텐츠 판매를 뛰어넘어 콘텐츠와 첨단기술을 결합시킨 엔터테크 분야 개척, 콘텐츠 IP 투자 유치 등 새로운 한류 확산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 박상욱 KOCCA 싱가포르센터장


인구가 600만 명도 안 되는 ‘도시 국가’ 싱가포르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나라이다. 경제 개발 시대에는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 하나였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관광 국가’이다. 최근에는 홍콩을 뛰어넘는 글로벌 경제 및 금융의 허브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싱가포르는 자타가 공인하는 '혁신 국가'이자, 인공지능(AI)시대 개막과 함께 첨단 기술(Technology)의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세계 67개국을 대상으로 한 ‘2024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싱가포르는 3년 만에 세계 1위를 탈환했다. 영국 언론기관인 토터스 미디어(Tortoise Media)가 '2024년 글로벌 AI 인덱스'에서 전 세계 83개국의 AI 경쟁력 수준을 비교·분석한 결과 한국이 종합 6위를 차지한 반면, 싱가포르는 종합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싱가포르의 상징 머라이언(Merlion)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GDP 기준 싱가포르의 경제 규모(5,014억 USD, 2023년)는 우리나라(1조 7,128억 USD)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2023년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1인당 구매력 평가지수(PPP) 기준 GDP는 13만 3,890달러로 세계 3위를 차지하였다. 우리나라의 1인당 PPP 기준 GDP는 싱가포르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5만 572달러를 기록했다. 여러 자료를 통해서 본 싱가포르는 확실히 ‘작지만 강한 나라’이다.


문화적 차원에서 보면 싱가포르는 중국계 74.2%, 말레이시아계 13.7%, 인도계 8.9%로 구성된 ‘다민족 다문화 국가’이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매우 강한 규제를 하는 반면에 문화적으로는 ‘다양성’을 존중한다. 다양성 존중 문화는 공정 경쟁과 혁신의 토대가 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싱가포르의 미디어 및 콘텐츠 시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일례로 싱가포르 내 OTT 시장의 경쟁은 대단히 치열한 것으로 유명하다.


싱가포르 OTT 시장점유율 (자료: YouGov, 2023)

영국의 인터넷 기반 시장 조사 및 데이터 분석 기업인 유고브(YouGov)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싱가포르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36%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디즈니+(17%)와 로컬 OTT인 싱텔(Singtel) TV(11%)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외에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중국계 아이치이(iQIYI), 스타허브(StarHub) TV, 뷰(Viu) 등 글로벌 OTT사업자와 로컬 OTT사업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8월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싱가포르 비즈니스센터(이하 ‘KOCCA 싱가포르센터’)가 정식으로 문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싱가포르는 KOCCA 인도네시아 비즈니스센터에서 콘텐츠 관련 업무를 담당해 왔다. 지난 1월 16일 새로운 사무실로 이사를 막 끝낸 KOCCA 싱가포르센터를 직접 방문하여 박상욱 센터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싱가포르 콘텐츠 시장 현황과 싱가포르와 콘텐츠 분야 협력 전략, 그리고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그가 고민하고 있는 '새로운 한류 확산 전략'을 중심으로 얘기를 나누었다.


KOCCA 싱가포르센터가 입주한 Asia Square Tower

콘텐츠와 첨단 테크가 결합한 엔터테크 분야 및 콘텐츠 IP 투자 유치에 주력


-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이하 ‘고’): 먼저 KOCCA 싱가포르센터의 개소와 초대 센터장 부임을 축하드립니다. 자체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동남아시아에서 싱가포르가 차지하는 경제적, 문화적 위상과 지리적 위치를 고려한다면 비즈니스센터 개소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싱가포르센터의 가장 큰 미션은 무엇입니까? KOCCA 본부, 그리고 센터장님께서는 센터 운영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습니까? 역점 사업 등을 좀 설명해 주시죠.

- 박상욱 KOCCA 싱가포르센터장(이하 ‘박’): 지난 수십 년간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은 우리만의 독창성을 기반으로 독특하고 창의적인 IP, 스토리와 한국 특유의 정서와 감성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로부터 공명(Resonance)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높은 제작 기술과 역량으로 질적, 양적 성장을 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왔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은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며, 전 세계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주류(Mainstream)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KOCCA는 K-콘텐츠가 해외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내 산업 진흥과 더불어 해외시장 개척을 돕는 것을 핵심 전략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에는 K-콘텐츠가 전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해외 거점 10개소를 신설하여 운영하고 있고, 이의 일환으로 2024년 8월 싱가포르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 시장의 허브이자 금융이 집중되어 있는 국가이고, 무엇보다 기술(테크)에 대한 수용도가 높고, 투자가 활성화된 국가로 콘텐츠 수출과 더불어 콘텐츠와 기술이 결합된 엔터테크(Enter-Tech), 플랫폼, 서비스 등 다양한 각도에서 시장진출과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박상욱 KOCCA 싱가포르센터장

특히 2025년에는 콘텐츠 IP 투자유치와 함께 현지 시장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확산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처음 개최했던 콘텐츠 투자유치 플랫폼 U-KNOCK in Singapore를 올해도 9월에 개최할 예정입니다. 또한, 콘텐츠 스타트업이 현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시장진출 전략 수립을 돕고,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쇼케이스 프로그램도 하반기에 운영할 예정입니다. 12월에는 동남아시아 지역 최대 방송 마켓인 Asia TV Forum(ATF)에 참가해 방송 콘텐츠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싱가포르... 글로벌 메이저 콘텐츠 기업 아태본부 집결, 구매력 평가기준 GDP 세계 최고 수준


- 고: 싱가포르는 스스로 '아시아 경제의 허브'로 부릅니다. 또한 최근에는 홍콩을 뛰어넘는 글로벌 금융 허브를 지향합니다. 여기에 ‘다민족 다문화’로 구성된 국가라는 특성도 있습니다. 콘텐츠 시장으로서 싱가포르의 가장 큰 매력 혹은 다른 나라들과 차별성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박: 싱가포르는 사업하기 매우 좋은 환경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법인설립이 쉽고, 법인세가 낮으며, 비즈니스 생태계가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또한 물류, 금융 등이 집중되어 있어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을 위해서는 싱가포르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싱가포르에는 한국 법인이 4,000여 개 이상 운영되고 있고,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 태평양 본부도 4,200여 곳이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 사업을 확장하고 연계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넷플릭스, 워너브라더스, 워너뮤직, 스포티파이, NBC 유니버셜 등 글로벌 메이저 콘텐츠 기업의 아시아 태평양 본부가 모두 싱가포르에 있습니다.

콘텐츠 산업 규모만 보면 세계 26위 수준(79억 달러, 22년 기준)으로 싱가포르가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하긴 힘듭니다. 또한 적은 인구로 GDP도 우리나라 대비 1/3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전체 시장 규모도 크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구매력 평가지수(PPP)를 기반으로 한 GDP를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싱가포르의 PPP 기반 국민 1인당 GDP는 세계 2, 3위 수준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등 높은 경제 수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치가 보여주듯이 구매력이 매우 높고, 특히 혁신적인 제품, 프리미엄 제품 등에 대한 소비 의향이 높은 국가라 ‘기술이 융합된 콘텐츠’의 경우 진출을 노려볼만합니다.

비즈니스 인프라와 환경도 매우 좋습니다. 싱가포르는 전반적으로 매우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부가 운영되고 있고, 다양한 이니셔티브와 목표에 따라 지원정책과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콘텐츠 기업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제도와 규정이 마련되어 있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테스트 베드 시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홍콩의 금융지수가 회복하고는 있지만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자본이 다시 싱가포르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KOCCA 싱가포르센터가 입주한 Asia Square Tower에서

K-콘텐츠, 넷플릭스 'TV 드라마' 부문 10위권에 매년 3~4개 올라


- 고: 싱가포르의 경우 2004년 드라마 대장금을 시작으로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였고, 여기에 힘입어 K푸드에 대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K팝, K뷰티 등 한국 문화와 제품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습니다. 싱가포르 내 한류의 인기 포인트나 트렌드를 설명해 주시죠.

- 박: 다른 동남아 국가와 비슷하게 싱가포르에서도 한류의 인기는 상당히 높습니다. 다양한 K-Pop 밴드와 국내 아티스트들이 싱가포르에서 콘서트를 열고 있습니다. 2024년도에 샤이니, 2NE1, 스트레이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워터밤 싱가포르 등 크고 작은 수많은 K-Pop 콘서트가 개최되었습니다. OTT의 경우 넷플릭스 TV 시리즈 부문에서 연중 3~4개의 한국 콘텐츠가 10위권 이내에 위치할 만큼 K-콘텐츠가 이미 주류 엔터테인먼트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류의 높은 인기로 인해 파생되고 있는 K-뷰티, K-푸드도 현지에서 큰 인기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 고: 싱가포르는 관광 국가답게 MICE 산업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콘텐츠 분야의 경우, 아시아 최대 방송 콘텐츠 마켓인 ATF를 비롯하여 콘텐츠 마켓과 컨퍼런스가 활발하게 열리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 콘텐츠 기업이 이런 마켓을 잘 활용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KOCCA 싱가포르센터의 활동 지원 계획 등을 좀 말씀해 주시죠.


- 박: 싱가포르는 지리적 위치의 이점과 더불어 선도적인 금융, 비즈니스 생태계, 경제, 정치적 안정성 등으로 MICE 산업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KOCCA는 매년 12월 개최되는 ATF에서 국내 방송 콘텐츠 기업 위주로 공동관을 운영하고 쇼케이스를 통해 싱가포르에 우리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KOCCA가 운영한 'SWITCH 2024 한국공동관'

더불어 싱가포르 기술혁신 박람회인 스위치(SWITCH)에서 공동관을 운영해 콘텐츠 스타트업이 현지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현지 진출과 투자 유치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KOCCA 싱가포르센터는 전시, 콘퍼런스, 마켓 등에 참여하는 기업을 위해서 바이어, 투자자 발굴을 통한 비즈니스 매칭 등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싱가포르 IMDA, K-콘텐츠에 관심 많고 KOCCA와 협력 사업 희망


- 고: 최근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한국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높지만, 자국 콘텐츠 산업 육성도 함께 도모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도 콘텐츠 제작 펀드 조성 등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KOCCA 차원에서 협력 혹은 협업 지원 계획이 있습니까?

- 박: 싱가포르에서는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nfocomm Media Development Authority, IMDA)이 KOCCA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정부기관으로 실제 다양한 펀드 조성,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1월 미디어개발청은 국제 공동제작을 위한 3천만 불 규모 펀드(금년 1월 말까지 신청), 2천5백만 불 규모의 버추얼 프로덕션 이노베이션 펀드에 대한 발표를 한 바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IMDA 홈페이지 기관 소개 화면

미디어개발청은 K-콘텐츠의 글로벌 성공사례에 대해 매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 싱가포르센터와 긴밀하게 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향후 협업 등을 통해 양국의 콘텐츠 기업이 교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싱가포르 콘텐츠 시장 경쟁 치열하고 수익 악화, 한-싱가포르 공동 제작 등 새로운 협력 모델 발굴


- 고: 싱가포르는 아시아 경제의 허브, 동서양의 문화가 교차하는 관문답게 넷플릭스 등 미국계 OTT가 대부분 들어와 있습니다. 싱텔 TV 등 로컬 OTT도 있습니다. 경쟁이 대단히 치열합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방송 3사와 tvN이 유료방송 채널에 진출해 있고, 미국계 및 싱가포르 로컬 OTT에 콘텐츠 공급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콘텐츠 교류 협력 방식이 한류의 유지 및 확장에 효과적이라고 보십니까? 한류가 지속가능하다고 보십니까? 혹시 센터장님께서 생각하는 개선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 박: 드라마에 이어 최근에는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도 싱가포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고, 대부분의 OTT 플랫폼에서 한국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고, 높은 시청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방송시장은 매우 복잡하기도 하고 독점 혹은 과점 위치의 플랫폼 사업자로 인해 콘텐츠 기업이 실질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입니다. 최근 드라마 제작 편수가 감소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협상력이 증대하면서 우리 콘텐츠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실과 사업구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정책 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재구조화, 패키징, 마케팅, 수익 다양화 등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생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신규 콘텐츠와 별개로 기존의 콘텐츠들을 리스케일(Rescale)하여 재판매해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의 경우 글로벌 공동제작에 펀드를 제공하는 등 IP 확보에 대한 니즈가 있습니다. 이를 노려 글로벌 프로젝트를 기획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숏폼 콘텐츠 등을 통해 다양한 수요처를 발굴하고, 또한 현지의 로컬 플랫폼 발굴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KOCCA 싱가포르센터는 다양한 수요처를 발굴하고, 또한 파트너십 등 다각도로 우리 콘텐츠 기업들이 싱가포르에 진출하고, 현지 기업들과 연계하여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입니다.


'SWITCH 2024 KOCCA 나이트'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박상욱 싱가포르센터장

한국-싱가포르 협력 통해서 ‘새로운 한류 확산 모델’ 만들고 싶어... 국가별 정교한 접근 전략 필수


- 고: 마지막으로 KOCCA 싱가포르센터는 양국 간 콘텐츠 교류의 최일선에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인데, 이와 관련하여 우리 콘텐츠업계나 전문가 그룹에 조언할 말씀이 있으면 해 주시죠.

- 박: 동남아시아 시장에 접근할 때 보통 하나의 (동일한) 시장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국가별로 크든, 작든 서로 다른 특성과 독자적인 언어,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별로 세분화하여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좀 더 철저한 준비와 전략, 현지화를 통해 시장에 접근해야 합니다. 싱가포르는 비즈니스 접근성이 높은 편이긴 합니다만, 협상 과정에서는 철저히 효율성과 이익을 따집니다. 쉽게 말해 만나기는 쉽지만 비즈니스가 성사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더불어 준비 없는 비즈니스 관계는 오래갈 수 없고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싱가포르 연구 전문가인 정호재 아시아비전포럼 사무국장은 최근 한 칼럼에서 “싱가포르는 지정학적 배꼽(Geopolitical Navel)이라 불리는 전략적 위치에 자리한다”라고 강조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운송로 가운데 하나인 말라카 해협의 꼭짓점에 위치해 있고, 이로 인해서 인도양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국제무역의 허브 역할을 싱가포르가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 사무국장에 따르면 한국과 싱가포르 양국은 2005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무역과 투자가 크게 활성화되었고, 특히 향후 “한국의 기술과 싱가포르의 혁신 역량이 결합하면 세계 초일류 협력 모델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한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박상욱 KOCCA 싱가포르센터장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면서 콘텐츠 산업, 한류 영역에서도 창의력과 첨단 기술, 그리고 자본력을 기반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과 싱가포르 두 나라가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한류 확산 모델, 상호 발전 모델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KOCCA 싱가포르센터, 그리고 박상욱 센터장의 큰 역할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고삼석 동국대학교 AI융합대학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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