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에 핀 들풀 혹은 들녘 위의 들풀 혹은 들녘의 들풀...
대부분 고양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고양이를 한 마리만 키우지 않는다. 물론 처음은 한 마리의 고양이로 시작하지만 여지없이 두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게 된다. 언제 두 마리가 되느냐, 라는 문제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리고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세 마리 고양이, 네 마리 고양이와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첫 번째 고양이는 용이였고, 들녘이는 우리의 두 번째 고양이다. 고양이 들녘의 다음 고양이가 들어왔을 때 처음 이름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고양이 용이와 고양이 들녘은 이미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이름이 있는 채로 우리에게로 왔다.
고양이 들녘의 다음 고양이의 이름으로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두 개였다. 녘, 을 돌림자로 한 동녘 아니면 들, 을 돌림자로 하는 들풀.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세 번째 고양이를 들풀, 이라고 부르기로 하였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한 것은 들녘과 들풀이 함께 있는 장면이었다. 들녘에 핀 들풀 혹은 들녘 위의 들풀 혹은 들녘의 들풀... 이 두 고양이의 겹침의 (고양이 용이와 고양이 들녘은 단 한 번도 연출하지 않았던) 장면을 고대하며 우리는 들풀, 이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