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다 히로미쓰 《앞으로의 책방》

'책방 봄'과 '부혜'와 '고양이 밤'을 상상하며...

by 우주에부는바람

저자인 기타다 히로미쓰는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이후 출판 도매회사에서 일하였고, 그후 책과 잡화와 커피 등을 판매하는 복합 공간을 만들어서 운영 중이다. 그런 저자가 고전적인 의미의 서점 그리고 전혀 새로운 형태의 책방과 관련한 인물들을 인터뷰한 글들과 자신이 상상하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채방에 대한 글들, 그리고 자신이 책과 관련한 일을 하였던 경험으로 엮은 책이다.


“서점에 있을 때는 업계 내에서 출판사, 도매회사, 서점이 삼위일체라고 하면서 어디가 제일 강한가를 생각했었지. 서점을 그만두면서 깨달은 건 한 사람이 더 있다는 거라네. 읽는 쪽 말이지. 독자 말이야. 한편, 매일 독자를 상대하면서 서점에서 일했지만, 진심으로 독자를 보고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해. 지금 완전히 읽는 쪽이 되자 업계의 삼자 중 어느 쪽이 가장 강한 것이 아니라 가장 강한 것은 독자라는 걸 알았네. 제멋대로, 맘대로. 지금 내가 그렇거든. (웃음)” (p.51, 후쿠오카 히로야스, 가이분도 서점 전 점장)


저자는 이러한 만남과 생각을 통하여 책의 제목처럼 ‘앞으로의 책방’이 가져야 할 어떠한 미덕과 모습에 대한 흐릿한 그림을 제공한다. 필요에 의하여 서점을 찾고 서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책을 골라가는 기존의 패턴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어떻게든 책과의 친화적인 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그런 책방을 꿈꾸고 있다.


“책이 좋아서 책과 관련된 일을 한다면 파는 쪽도 읽는 쪽도 어느 쪽이든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책방 이외의 일을 하면서 번 돈으로 책을 산다. 책에 둘러싸여 살며, 때로는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 책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이것 이상으로 행복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제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파는 쪽과 읽는 쪽의 딱 중간 정도의 장소입니다.” (pp.92~93)


특히 두 번째 챕터인 ‘공상하다’에 실린 픽션의 책방들이 재미있다. 그 상상 속의 책방들은 책에 나오는 물건들을 실물로 제작하여 책과 함께 판매하고, 과제를 해결해야 들어갈 수 있는 비밀의 방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일종의 해프닝을 만들어서 책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기도 하고, 6천 권의 도서를 소장하고 있으면서 숙박이 가능하며 자는 동안 뇌파를 읽어 ‘꿈 책’을 제공하기도 하고, 만월인 날의 밤에만 영업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세상의 많은 사람이 ‘책 같은 건 읽지 않아도 즐겁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책을 읽는다고 배가 부르지는 않습니다. 책은 기호품이라고 자주 말합니다. 확실히 책은 인간의 3대 욕구를 충족시키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책이 가진 효력은 즉효성이 없습니다. 그 책을 읽었다는 것을 잊은 무렵에 서서히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것도 본인은 자각하지 못한 채 무의식 아래에서 작용합니다. 책에는그런 이상한 효력이 있습니다.“ (p.141)


사실은 저자가 책방을 공상하듯 나도 틈날 때마다 책방을 상상한다. 나는 이미 ‘책방 봄’이라는 이름을 몇 년 전에 상상하였고, 그 책방에는 ‘부혜’라는 이름의 여인이 어떤 식으로든 존재해야 한다고 마음먹고 있다. 또 그곳에는 ‘밤’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도 한 마리 있어야 하는데, 부혜는 매일 저녁 책방을 닫기 전 고양이 밤에게 책방에 남을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따라갈 것인지를 묻는다.


“책방의 일이란 사람 마음의 부드러운 곳을 찌르는 것입니다. 책방은 사람의 소원이 벌거숭이가 되는 장소라고 할까요. 책방의 책장 앞에서 어슬렁어슬렁하면서 정보를 얻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책장을 보며 자기 일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마음의 틈에 문득 들어오는 것을 무심히 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것을 찾아서 옵니다. 그런 소망이라든가 콤플렉스를 관찰하여 부드러워 보이는 급소만 찾고 있습니다. (웃음)” (pp.269~270, 프리랜서 서점 직원, 구레 료타)


아마도 책방을 만들고 운영하게 될 것이라는 짐작에 변함이 없다. 다만 그게 언제가 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때까지 나는 《앞으로의 책방》과 같은 책을 또한 무수히 읽게 될 것 같다. 그러면서 ‘책방 봄’의 모습을 끊임없이 그려볼 것이고, ‘책방 봄’에 들락거리는 사람들을 떠올려볼 것이다. 어쩌면 책방이 만들어진 다음보다도 책방이 만들어지기 전인 지금이 더 행복할 수도 있겠다.



기타다 히로미쓰 / 문희언 역 / 앞으로의 책방 / 여름의숲 / 287쪽 / 20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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