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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이재명 이길 수 있을까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의 강을 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무섭게 차기 대통령 선거일이 6월 3일로 확정됐다.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이변이 없다면-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것 같고, 국민의힘에서는 -탄핵받은 정당 맞는지 무색할 정도로- 우후죽순처럼 무려 10여 명 넘게 출사표를 던질 것 같다.


해서, 국민의힘에서 과연 누가 이재명 대표에 맞설 적임자인지에 대해 순차적으로 -먼저 여론조사 1위를 하고 있는 김문수 후보부터-소환해 보기로 한다.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그 가능성은 인물의 철학과 전략, 시대정신, 그리고 무엇보다 민심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이념과 전략, 그리고 민심의 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최근 여권에서 다시금 급부상하고 있는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대표를 넘어설 수 있을까?


1. 과거의 경험 vs 현재의 영향력


김문수 후보는 과거 경기도 지사 시절 강한 추진력과 실용 행정을 선보이며 행정가로서의 실력을 입증했다.


동시에,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은 보수 정치인 중에서는 보기 드문 상징성을 부여받았다. 이러한 이력은 보수는 물론 일부 진보 성향 유권자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잠재력을 품고 있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현재 민주당을 대표하는 강력한 정치인이자, "대중 정치의 대명사"다. SNS를 통한 메시지 전달, 날카로운 토론 능력 그리고 "서민과 약자"라는 일관된 키워드는 여전히 많은 유권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대표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과거의 경험만이 아니라 현재의 공감력과 현장감각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2. 이념의 충돌, 그러나 민심은 현실을 본다.


이재명 대표는 진보적 정책과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통해 고정 지지층을 단단히 다져왔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보수의 가치를 강하게 드러내는 인물로, 특히 반공•안보•노동 관련 발언에서 확실한 정체성을 보여준다.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문에도 잘 드러나 있다.


그러나 선거는 이념보다 "삶의 문제"를 다루는 게임이다. 국민이 듣고 싶은 것은 "누가 더 나와 내 가족의 삶을 낫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게 해답이다.


즉, 김문수 장관이 단지 '보수'라는 이름을 넘어, 실질적인 비전과 설득력 있는 정책 어젠다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대결 구도에서 열세에 놓일 수밖에 없다.


3. 변수는 '중도'와 '세대'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대표를 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도층과 젊은 세대의 표심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그의 최근 언행은 오히려 중도층에겐 부담으로 느껴질 여지가 많다.


종교색, 반공 논리, 강경한 표현은 시대의 정서와 거리가 있는 경우도 있다. 특히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의견이 대통령을 파면한 중도 국민 정서의 허들을 어떻게 넘을지 관건이다.


반면, 이재명 대표 역시 사법 리스크와 지나친 진영 중심의 언행으로 인해 중도층과 청년층에서 일정 부분 이탈이 관측된다.


이 틈을 어떻게 파고들고, 누가 더 "변화된 정치인"으로 보이느냐에 따라 승부의 향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이처럼,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대표를 이길 수 있느냐는 단순한 이념 대결이 아니다. 그것은 "과거와 현재의 싸움", "철학과 실용의 균형"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 눈높이"의 싸움이다.


김문수 후보가 과거의 상징을 넘어 오늘날의 시대정신을 담아낼 수 있다면, 그는 충분히 의미 있는 경쟁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정치는 생물이다"는 DJ 어록을 잠시 소환해 본다. 만약, 여권에서 김문수를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한다면 최선을 다하길 응원한다.


그가 보수 진영의 메시지를 재정의하고, 국민 삶의 문제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면, 멋진 한판 승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또 하나의 변수는 윤 전 대통령의 재판이 시작되면 다시 불거질 탄핵 논란으로 자칫 "이재명 vs 윤석열" 구도로 선거가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김문수가 여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건 -현재 여권 지지층 열기가 지속된다면- 꽤 유리할 것 같다. 그렇다면, 정말 이재명을 이길 수 있을까? 확장성 때문에 고전할 것 같다는 게 필자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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