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Oct 13. 2021
유튜브에서 얼마 전에 중국에서 한 할머니가 휴대폰 매장 앞에서 돈을 들고 우는 장면을 본적이 있다. 할머니가 휴대폰 요금을 내려고 매장에 왔는데 매장에서 현금을 안받는다고 거부하니, 할머니는 요금을 내지 못해 전화가 끊어지면 먼 곳에 사는 아들과 연락할 길이 없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 장면이다.
중국이 이처럼 디지털 강국으로 빨리 전환하기 위해 핀테크 방식을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한다. 돈을 내겠다고 하는데 현금을 받지 않는다니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이제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구시대적이고, 히루하루가 상전벽해라 해도 과언 아니다.
중국에서는 아이들도 가계에 가서 과자 하나 집어 들고 모바일 결재를 한다. 심지어 거리의 노숙자들도 현금 대신 QR코드로 구걸한다고 하니 세상 참 빠르게 변하는 것 같다.
모바일 결재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커피 한 잔 마시러 찾아가는 동네 작은 카페에서도 삼성페이 같은 모바일 결재 수단이나 QR코드로 결재할 수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지갑은 굳이 필요없는 것이다. 현금이 오가는 풍경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핀테크가 자리 잡았다. 편리함이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핀테크(Fin 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의 합성어이다. 핀테크의 대표적인 사례는 모바일 결재, 즉 간편 결재 서비스이다. 핀테크라는 용어를 모르는 사람도 이 서비스는 많이 친숙하다.
모바일과 SNS를 수단으로 하는 송금과 결제, 자산관리 등 이용자에게 너무나 편리한 금융 기술과 거래 방식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편리함이 스마트폰 구매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핀테크는 우리나라 보다 중국이 한발 앞서 있다. 중국은 2012년부터 핀테크 산업에 주력하였으며, 알리페이와 위쳇페이 등 중국의 모바일 결재 규모는 놀라울 정도이다. 중국 중앙은행의 발표 자료를 보면 2019년 1분기에만 58조 위안(한화 9,950조 원)이 모바일로 결제되었다고 한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비금융사의 시장 진입을 독려하며 우리나라의 금융정책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핀테크 시장을 키웠다. 2015년 1분기에는 600%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을 정도이다. 참고로, 세계 주요 핀테크 기업 순위(한국경제신문 2019.4)를 보면 세계 핀테크 100대 기업 중 1위(엔트파이낸셜), 2위(JD파이낸스)가 중국 기업이며, 10위 안에 중국 기업이 가장 많았다.
이처럼 초융합의 ICT와 금융의 만남은 금융거래 질서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핀테크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본 적이 없는 중국에 새로운 강자로 등극할 기회를 줄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하청 국가를 자처하던 중국이 요즘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가 되어 있다. 이처럼 중국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하청 구조에서 축적한 자본과 기술로 미래 전략을 디지털 경제에 맞췄기 때문 아닐까 싶다.
중국의 거침없는 질주는 확실히 초기술의 확보와 초격차의 지위를 누리는 데 맞춰져 있다고 본다. 보험사만 해도 인공지능과 초연결, 빅데이터 등을 넘나들며 차원이 다른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예를 들면, 중국의 평안보험은 자동차 사고가 나면 3분 이내에 AI 컴퓨터가 견적을 보내준다. 스마트폰으로 전달한 견적을 받은 고객이 승인하면, 곧바로 처리 결과를 보내주고 송금까지 마친다.
보험사까지 초기술을 활용할 정도이니 웬만한 분야에서는 이미 이러한 기술들을 적용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리의 첨단 ICT 기술로 중국에 앞서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