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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로봇 시대, 과연 올까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스마트폰처럼 로봇도 곧 한 사람당 하나씩 가지는 시대가 올까?"


언뜻 공상과학 소설의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우리는 이미 그 문턱에 서 있다. AI 스피커가 가정의 한 구성원처럼 일상을 돕고, 청소 로봇이 바닥을 훑으며 움직인다.


산업 현장에서는 자동화 로봇이 수천 명의 인력을 대신하고 있고, 병원과 요양시설에서는 돌봄 로봇이 외로운 노년을 위로하고 있다.


이쯤 되면 "1인 1 로봇 시대"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충분히 예견된 미래다.


1. 로봇은 더 이상 SF가 아니다.


로봇은 한때 "철완 아톰"이나 '터미네이터' 같은 허구의 영역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2020년대 중반을 살아가는 지금, 로봇은 공학과 인공지능의 눈부신 발전 속에 일상으로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은 이제 자연스럽게 계단을 오르내리고, 일본과 한국의 서비스 로봇은 카페, 호텔, 병원 등에서 자연스럽게 고객을 응대한다.


언어를 이해하고, 감정을 읽고, 판단을 하는 기능이 점차 고도화되면서 "기계 이상의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한국 사회에서, 가정용 돌봄 로봇은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될 가능성마저 열어두고 있다.


스마트홈과 연동된 로봇은 주인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약 복용 시간이나 병원 예약까지도 챙긴다. 이러한 흐름은 더는 멀지 않은 미래에, 모든 개인이 최소 하나의 로봇을 소유하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2. 경제와 고용의 지형 변화


1인 1 로봇 시대의 도래는 단지 삶의 편의성만을 말하지 않는다. 이는 일자리의 재편이라는 중대한 사회적 변화를 동반한다.


반복적이고 위험한 노동은 점차 로봇에게 이관되고, 인간은 더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업무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동시에 많은 기존 직업의 소멸도 의미한다.


실제로 산업용 로봇의 보급률이 높은 국가일수록 제조업 종사자의 비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 전환이 모든 계층에게 공평하게 다가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처럼 디지털 격차와 기술 불균형은 사회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1인 1 로봇 시대가 진정한 "공존의 미래"가 되려면, 로봇 활동에 대한 윤리적 기준과 교육적 기반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


3. 감정과 존재의 경계


기술이 아무리 진보해도, 로봇은 결국 프로그램된 기계다. 그러나 인간은 점점 그 경계를 흐리며 로봇에게 이름을 붙이고, 말을 걸고, 감정을 투사한다.


'페퍼'(Pepper) 같은 감정형 로봇이나 일본의 'LOVOT'처럼 애완 로봇에 가까운 존재들은 이미 외로움을 달래는 동반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러한 정서적 교류는 인간에게 위안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중요한 물음을 던진다. 우리는 기계에게 감정을 쏟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로봇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순간, 우리 인간은 무엇으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4. 기술은 선택이 아닌 흐름


1인 1 로봇 시대는 도래할 수 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시작되었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그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준비하느냐에 있다.


단순히 기술을 수용하는 것을 넘어서, 로봇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철학과 윤리, 제도와 교육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1인 1 로봇 시대는 인간을 소외시키는 미래가 아니라,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동반자적 미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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