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라고 하는 것

정말 나를 바꾸고 싶다면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면 그가 일요일 오후를 어떻게 보내는지를 보라고 한다.


아무런 강제도 없고, 외부의 압력도 없을 때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행동, 그것이 그 사람의 삶을 만든다고 보는 것이다. 그 중심에 바로 '습관'이 있다.


습관은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다.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 식사 후 자동으로 커피를 찾는 것,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자를 먹는 것, 잠들기 전까지 TV를 켜두는 것•••


이처럼 우리 일상은 수많은 의식 없는 행동을 축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하루 행동 중 40% 이상이 습관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즉, 우리가 스스로 "선택했다"고 믿는 많은 행동이 사실은 이미 몸에 배어 있는 자동화된 반응일 뿐이다.


첫째, 습관은 뇌가 만들어낸 "자동화 시스템"이다.


우리의 뇌는 늘 에너지를 절약하려 한다. 복잡한 결정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한 번 익숙해진 행동은 뇌의 "습관 회로(도파민- 기저핵 경로)"를 통해 자동화시킨다.


그래서 습관은 처음엔 의지로 시작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움직이는 단계에 이른다.


대표적인 예가 운전이다. 초보 운전자 시절에는 백미러 사이드 미러, 방향 지시 등 하나하나 신경 써야 했지만, 숙련된 후에는 음악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운전한다.


이처럼 반복된 행동은 인지 부담을 줄이고, 삶을 더 효율적으로 만든다.


하지만 여기엔 양면성이 있다. 좋은 습관은 인생의 연료가 되지만, 나쁜 습관 역시 같은 방식으로 자동화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는 시간이 습관화되면, 굳이 이유가 없어도 틈만 나면 화면을 켜게 된다. 그래서 습관은 그 자체로 중립적이지만, 그 방향에 인생을 좌우한다.


둘째, '의지'보다 중요한 것은 "환경 설계"


많은 사람이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강한 의지를 다진다. 새해가 되면 금연, 운동, 독서 계획을 세우고 다이어리에 적는다.


하지만 며칠만 지나도 흐지부지되기 일쑤다, 왜 그럴까?


습관을 만드는 데 있어 의지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환경이다.


집안에 과자가 있으면 먹고 싶고, 스마트폰이 침대 옆에 있으면 자기 전에 영상 몇 편을 보게 된다. 반면, 냉장고에 채소가 많고, 책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으면 먹고, 읽게 된다.


미국 행동경제학자 제임스 클리어는《아주 작은 습관에의 힘》에서 "습관은 환경에 반응하는 행동"이라고 강조한다.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스스로를 탓하기보다 그 습관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해야 한다.


예컨대, 매일 아침 책을 읽고 싶다면, 스마트폰보다 책이 먼저 보이도록 책상 앞에 펼쳐 놓는다. 밤에 간식을 줄이고 싶다면, 간식을 아예 사 오지 않거나 눈에 안 띄는 곳에 보관한다.


또 운동을 습관화하고 싶다면, 운동화를 현관문 앞에 놓아두고 눈에 띄게 만든다. 작은 환경의 변화가 결국 나도 모르게 좋은 습관을 이끄는 길이 된다.


셋째, 습관은 "삶의 속도"를 결정한다.


습관은 그 사람의 성격, 신뢰성, 심지어 미래의 가능성까지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재능 있는 사람도 게으른 습관에 젖어 있다면 그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고, 성실한 습관을 지닌 사람은 조용히 자기 분야에서 우직하게 성과를 만들어 간다.


유명한 말이 있다. "사람은 습관을 만들고, 습관은 사람을 만든다". 즉 좋은 습관 하나는 인생 전체를 바꾸는 힘을 가졌고, 나쁜 습관 하나는 삶을 조용히 무너뜨릴 수 있다.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특별하지 않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 독서를 생활화한 습관, 약속을 지키는 습관, 감정을 조절하는 습관, 이런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모여 그들의 인생을 서서히 설계해 온 것이다.


넷째, "작은 반복"이 큰 변화를 만든다.


습관의 위대함은 그것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있다. 처음엔 낯설고, 어색하며, 불편하다.


그러나 그것을 매일 조금씩 반복하면, 어느 순간 그 행위는 우리의 일부가 된다. "노력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당연히 하는 일"이 된다.


습관형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평균 66일간 어떤 행동을 반복하면 뇌가 그 행동을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인식하게 된다. 중요한 건 완벽하게 지키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반복하는 것이다.


다섯째, 나를 바꾸고 싶다면


내가 매일 반복하는 것을 바꿔야 한다. 결국 습관은 인생을 결정하는 가장 조용하고 강력한 힘이다.


특별한 재능이나 운 없어도 좋은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오늘 10분 걷는 것이, 오늘 5분 독서하는 것이, 오늘 하루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이••• 바로 내일의 나를 준비하는 씨앗이 된다.


습관이라고 하는 것!

그것은 우리가 무심코 반복한 행동이지만, 결국엔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나침반이 된다.


오늘 당신이 무엇을 반복하느냐에 따라, 5년 뒤의 당신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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