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초월의 욕구

인간이 끝내 향하는 마지막 단계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심리학자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 단계를 "생리적 욕구"에서 시작해 "자아실현"으로 끝맺었다. 그러나 말년의 그는 한 가지를 더 덧붙였다.


바로 "자아 초월(self-transcendence)"의 욕구였다. 자신을 실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을 넘어서는 존재로 성장하려는 충동 - 그것이 인간이 끝내 추구하는 마지막 욕망이라는 것이다.


자아 초월은 '나'라는 경계를 허무는 일이다. 젊은 날의 우리는 스스로를 세우느라 분주하다.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능력을 증명하고, 세상 속에서 존재감을 확보하려 애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나를 드러내는 삶"보다 "나를 잊는 삶"이 더 깊은 평안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것이 초월의 문턱이다.


자아 초월의 욕구는 소유에서 존재로, 경쟁에서 공감으로, 성공에서 의미로 시선을 옮기는 힘이다.


남보다 앞서려는 열망이 아니라, 더 큰 전체 속에서 자신을 위치시키고자 하는 열망이다.


부모가 자식을 통해 자신을 초월하고, 교사가 제자를 통해 삶의 의미를 느끼며, 예술가가 작품 속에서 자신을 잊듯이 - 인간은 결국 자기 경계 밖으로 나아가야 비로소 충만함을 경험한다.


하지만 자아 초월은 결코 신비주의적 관념이 아니다. 그것은 일상의 깊은 자각에서 비롯된다.


아침 햇살에 감사하고, 나무의 생명력을 느끼며, 누군가의 미소에 마음이 따뜻해질 때 - 우리는 이미 자아를 넘어서는 순간을 경험한다.


자아 초월은 위대한 사건이 아니라, 작은 순간의 깨어 있음 속에 깃든다.


노년기에 이르면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이제는 욕심이 없어졌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체념이 아니라, 오히려 삶의 본질을 더 가까이 마주한 상태일지도 모른다.


세상에 무언가를 증명하려던 자아가 사라지고, 존재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깨달음이 찾아올 때, 인간은 비로소 자신을 넘어선다.


자아 초월의 욕구는 인간이 가진 가장 숭고한 본능이다. 그것은 나를 벗어나 타인과 우주, 자연, 신성, 혹은 진리와 연결되려는 근원적 충동이다.


그 길의 끝에서 우리는 더 이상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보지 않는다. 대신, 세상 속의 나를 본다.


결국 자아 초월이란, '나'라는 한계 안에 갇혀 있던 인간이 사랑과 의미로 확장되어 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이야말로 인간이 인간답게 완성되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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