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합의" vs "리더십"

다수의 목소리를 따를 것인가, 방향을 제시할 것인가?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민주사회에서 가장 자주 충돌하는 두 개념은 사회적 합의와 리더십이다.


하나는 다수의 동의를 통해 안전과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힘이고, 다른 하나는 때로는 불편함과 반발을 감수하면서도 방향을 제시하려는 결단의 힘이다.


이 둘은 종종 같은 편으로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긴장 관계에 놓여 있다.


첫째, 합의는 안전하지만, 느리다.


사회적 합의는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다. 충분한 토론과 동의를 거친 결정은 갈등을 줄이고,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


다수의 목소리가 반영되었다는 사실은 공동체 구성원에게 심리적 안정과 정당성을 제공한다.


둘째, 그러나 합의는 본질적으로 보수적이다.


새로운 변화일수록 반대는 커지고, 이해관계가 복잡할수록 결정은 늦어진다.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과정에서 결정은 무뎌지고, 문제의 핵심은 희석되기 쉽다.


위기의 순간에 "조금 더 논의하자"는 말은 신중함이 아니라 책임 회피가 될 수 있다.


셋째, 리더십은 불편하지만, 방향을 만든다.


반대로 리더십은 합의가 완성되기 전에도 결단을 요구한다. 진정한 리더는 "지금 모두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반드시 가야 할 방향"을 말한다.


그래서 리더십은 언제나 불편하다. 반대가 따르고, 오해가 생기며, 심지어 실패의 책임도 홀로 감당해야 한다.


역사는 합의보다 앞서간 리더십이 결국 합의로 이어진 사례로 가득하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노예 해방 선언은 당시 미국 사이의 압도적 합의가 아니었다.


"윈스턴 처칠'의 전쟁 지도 역시 전 국민의 즉각적 동의를 기반으로 한 선택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의 결단은 시간이 지나 사회적 합의로 받아들여졌다.


넷째, 합의를 따르는 리더 vs 합의를 만드는 리더


문제는 리더십 자체가 아니라, 어떤 리더십인가이다. 합의에만 기대는 리더는 갈등을 피할 수는 있지만, 사회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는 못한다.


반면 합의를 무시하는 리더는 독단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


다섯째, 성숙한 리더십은 이 둘을 구분한다.


합의를 따르는 리더는 여론의 뒤를 걷는다. 합의를 만드는 리더는 비전을 먼저 제시하고, 시간이 지나 동의를 이끌어낸다.


리더십의 가치는 결정 당시의 인기보다, 시간이 흐른 뒤 그 결정이 어떤 방향을 만들었는가로 평가된다.


여섯째, 민주주의의 역설


민주주의는 다수의 뜻을 존중하지만, 동시에 다수가 보지 못하는 길을 먼저 가리키는 소수를 필요로 한다.


이 역설 속에서 사회는 발전해 왔다. 모든 결정이 합의될 때까지 기다리는 사회는 안전할 수는 있어도, 결코 도약하지는 못한다.


일곱째, 결국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지금 동의를 원하는가, 아니면 미래의 책임을 질 용기가 있는가? 사회적 합의는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의 출발점에는 언제나, 누군가의 외로운 리더십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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