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 평가한다

AI시대, 에너지 현실을 직시한 선택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AI 기술의 급속한 확산은 전력 소비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초대형 데이터 센터, 고성능 연산 서버, 24시간 가동되는 인공지능 인프라는 과거 산업화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전력을 요구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가 AI 시대의 전력 사용량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원전 2기 신규 건설을 검토•추진하겠다는 방침은 단순한 에너지 정책을 넘어, 국가 경쟁력에 대한 현실적 판단으로 읽힌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탈원전 정택"은 환경과 안전이라는 가치 속에서 거의 신념에 가깝게 다뤄져 왔다. 그러나 정책은 언제나 시대 조건과 기술 환경에 따라 재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원전은 위험하다는 인식만으로 국가 에너지 전략에서 완전히 배제하기에는,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 너무도 복합적이다.


AI 시대의 전력 수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이는 구조적 변화다. 재생에너지는 반드시 확대되어야 할 미래 에너지이지만, 아직까지는 간헐성•저장 한계•계통 안정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며 안정적이고 대규모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원전은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다. 특히 소 중립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원전은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다.


이재명 정부의 이번 판단은 "탈원전 대 친원전"이라는 이념적 대립을 넘어, 에너지 믹스의 균형과 국가 전략 산업 보호라는 관점에서 접근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의 정책을 무조건 부정하거나 뒤집는 것이 아니라, 변화한 조건 속에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유연성이 엿보인다.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이번 결정이 원전 일변도의 회귀가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에너지 효율 혁신•원전의 안전한 활용이 조화를 이루는 전략적 전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동시에 원전 안전성 강화, 지역 사회와의 소통, 투명한 정보 공개는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정책은 신념이 아니라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다. AI 시대의 에너지 문제는 감정이나 이념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대형 원전 2기 건설을 포함한 이번 에너지 정책 전환은, 탈원전 정책을 냉정하게 재평가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하나의 성숙한 선택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원전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다. 어떤 에너지 조합으로 대한민국의 다음 20년을 책임질 것인가다.


이재명 정부의 이번 결정이 그 논의를 현실의 영역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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