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에는 무려 2천 개의 사찰이 있다고 한다. 교토의 대표적 사찰이라 할 수 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는 '료안지'라는 사찰이 그곳에 있다.
료안지에는 "도쿠가와 마쓰쿠니가 기부해서 소문났다"고 하는 쓰쿠바(손 씻는 그릇)가 있는데 네모난 물 받침 사방으로 네 글자(오, 유, 지, 족)가 돌에 새겨져 있다.
합쳐지면 선종의 가르침인 "오직 스스로 족함을 안다"는 뜻의 '오유지족'이 된다. 오유지족은 석가모니의 마지막 가르침을 담은 유교경에서 유래됐다.
옛날에 한 심부름꾼이 상인과 길을 걷다 밥을 먹으려고 강가에 앉았는데 갑자기 까마귀 떼가 시끄럽게 울어대자 상인은 흉조라며 언짢아했지만 심부름꾼은 도리어 씩 웃는다.
목적지에 도착한 상인이 삯을 주며 "아까 까마귀들이 울어댈 때 웃었던 이유가 뭔가?" 묻자 "상인의 짐 속에 값진 보물이 많으니 그를 죽이고 보물을 가지면 자기들은 시체를 먹겠다"했다고 한다.
그런데 왜 까마귀들의 말을 듣지 않았는가? 묻자 "나는 전생에 탐욕심을 버리지 못해 그 과보로 현생에 가난한 심부름꾼으로 살고 있다.
그런데 또 탐욕으로 강도질한다면 그 과보를 어찌 감당한단 말인가? 차라리 가난하게 살지언정 무도한 부귀를 누릴 수는 없다" 하면서 심부름꾼이 웃으며 길을 떠났다고 한다.
"만족은 찰 만에 발 족으로 발만 차면 된다"는 의미이다. 발만 잠겨도 만족할만한데 무릎, 허리, 심지어 목까지 욕심내다 결국 물속에 잠겨버리는 어리석음을 자초하는 경우를 간혹 보게 된다.
꿈이 크면 욕심을 유발하고 욕심은 결국 스트레스로 몸을 망가뜨리게 된다. 따라서 요즘같은 100세 시대에 오래 살려면 조금 더 눈높이를 낮추고 마음을 비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하거나 힘들어도 즐겁게 살고,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유하거나 귀하더라도 근심스럽다"는 말이 있다.
"오유지족" 문구를 접하면서 혹시 지나치게 욕심부리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또 현재 삶에 얼마나 만족하며 살고 있는지? 생각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