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Mar 22. 2022
얼마 전에 모 기업 취준생들에 대한 면접관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서류 전형과 필기시험이라는 수 백대 1 경쟁을 거친 수험생들을 마지막 관문에서 만났다.
먼접시험의 비중이 크게 높아져서인지 면접관 눈에 조금이라도 더 돋보이려고 많이 준비한 그리고 잔뜩 긴장하면서도 풋풋한 모습을 대하면서 오래전 필자의 취업 당시를 잠시 소환해 본다.
그런데 어려운 경쟁 과정을 통과해 취업한 그들의 이직률이 의외로 높다고 한다. Z세대 10명 중 3명이 '퇴준생'이라고 하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높은 실업률 속에서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그들이 왜 회사를 박차고 나오는 걸까? 퇴사를 단행하는 이유는 "일자리 조건이 직장에서 잘 충족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 직업능력 연구원의 "청년들이 취업하고 싶지 않거나 퇴사의 사유가 될 수도 있는 일자리 특징" 조사에 의하면 기피 직장 1순위가 "정시 근무 지켜지지 않는 회사"이다.
취업을 꺼리는 일자리 조건 2순위는 "불편한 출퇴근"이다. 출퇴근할 때 불편한 환경이 기대 이하 월급이나 비정규직과 유사한 수준의 일자리 기피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서울, 인천, 경기처럼 교통이 발달한 수도권에서도 불편한 출퇴근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이유는 인구 과밀에 따른 불편함이 큰 원인으로 추측된다.
월급이 기대 이하인 회사도 당연히 기피 일자리 3순위였는데, 마지노선은 월평균 244만 원이었다. 반면, 고졸 학력자 중 최저 희망급여는 191만 원 수준이었다.
청년들은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이 컸으며, 대졸자의 경우 64%로 가장 높았다. 전문대, 고졸 학력자도 각각 56%가 비정규직으로 취업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주 5일 근무를 지키지 않는 회사들에 대한 거부감도 컸다. 위에 열거한 일자리 조건을 종합해보면 청년들은 취업을 준비할 때 직장의 안정성인 워라밸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지켜지지 않는 근무환경은 청년들에게 취업하지 않거나, 취업했더라도 곧 이탈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청년들이 특히 중소기업을 꺼리는 이유는 청년 기피 일자리 조건 5가지를 모두 갖고 있는 일자리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취업률을 높이고 양질의 노동력이 중소기업에 공급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근무환경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