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7세기 송나라와 초나라 군대가 강을 두고 대치하고 있을 때였다. 초나라 군대가 강을 건너기 시작하자 송나라 공자 '목이'가 '양공'에게 말했다.
"주군! 지금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적의 수가 우리보다 많으니 강을 건너기 전에 최대한 빨리 공격해야 합니다"
그러자 양공이 대답했다. "남의 위기를 틈타는 것은 옳지 않다" 양공이 공격하지 않자 초나라 군대는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었다.
다급해진 목이가 다시 건의했다. "주군! 전열을 가다듬지 못한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하지만 양공을 고개를 저으며 싸울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명령한다. "적들이 싸울 준비를 마칠 때까지 절대 공격하지 마라"
양공은 초나라 군대가 완전히 전열을 가다듬은 뒤에야 비로소 공격 명령을 내렸다. 수적으로 열세였던 송나라는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놓친 뒤 크게 패하고 말았다.
전투가 끝난 뒤 목이가 양공을 통렬하게 비난했다. "전쟁은 승리로 공을 세우는 것인데, 그런데 주군은 왜 현실과 동떨어진 헛소리만 늘어놓으시는 겁니까?"
그러자 양공이 "군자는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지 않는 법이다. 어찌 전열을 갖추지 못한 군대에게 공격할 수 있겠는가?"
이듬해 양공이 전쟁에서 입은 상처로 죽게 되자 세상 사람들은 그를 두고 쓸데없는 인정을 베풀었다고 비웃었다고 한다.
사자성어 송양지인은 "제 분수도 모르면서 타인에게 도움을 주다 정작 자신이 손해를 입는다"는 뜻이다.
양공의 행동이 윤리적으로 옳은 것이었을지는 모르나 약육강식의 세계에서는 리더로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어리석음 아니었나 싶다.
따라서 명분에 집착할 것인가? 아니면 명분을 무시하고서라도 오로지 목적을 달성하면 그만인 것인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