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Nov 18. 2021
다소 암울한 현실을 비관적 시각으로 비켜서기보다 좀 더 역동적 삶을 추구할 수 있길 기대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거침없이 살다 간 '그리스인 조르바'를 잠시 소환해 본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꽤 오래전에 출판됐음에도 지금도 많은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1940년대 작품으로 작가는 그의 고향인 크레타 섬에 잠들어 있다. 그의 묘비에는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라는 단 세 줄의 문구가 적혀있다고 한다. 그를 만나기 위해 크레타 섬에 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1883년에 태어나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파리에서 앙리 베르그송, 니체를 접하면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투쟁하는 인간상'을 부르짖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예수,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다' 등이 있는데, 그는 신성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그리스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으로부터 파문당하기도 했으며, 그의 작품은 금서로 지정됐다.
결국 그는 죽어서도 아테네 매장을 허락받지 못해서 크레타 섬에 묻히는 굴욕을 당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1951년, 1956년 두 차례에 걸쳐 노벨문학상 후보에 지명되면서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세기를 뛰어넘어 자유 영혼의 표상인 인간의 모습을 그린 그리스인 조르바!!
이 책은 그의 생각과 삶이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행동과 명상, 정신과 물질의 대립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조르바는 카잔차키스의 책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로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무능력을 '조르바'라는 인물을 통해서 대신하려 했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작가는 1917년 펠로폰네소스에서 조르바와 함께 탄광사업을 했으며, 그와 어울렸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엮었다. 조르바는 생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었고, 일견 방탕해 보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순수함이 있는 인물이다.
니체가 말했던 '인간을 속박하지 않는 지상의 신'에 가까운 인물이었다고 본다. '오늘을 즐겨라'를 충실하게 보여주는 인물인 조르바는 삶에서 얻은 철학으로 책상물림인 작가를 깨우치는 스승이자 벗이자 아버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문예 비평가 콜린 윌슨은 그가 그리스인이라는 것이 비극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만일 카잔차키스가 러시아인이었다면, 톨스토이나 도스토예브시키와 대등한 대우를 받았을 거라며 많이 아쉬워했다고 한다.
이 책은 '20세기 초반, 크레타 섬'이라는 시공간 배경을 뛰어넘어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성찰하게 만드는 걸작임에 틀림없다고 본다.
그리고 그 조르바가 지금 우리를 향해 외치고 있다. "형제들이여! 한 번뿐인 자신의 삶을 거침없이 사시오" 주변으로 부터 조르바 같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기에 특히 필자의 영혼을 깊게 울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