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Nov 16. 2022
우리 국민은 언제부터인지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흔쾌하게 결과에 승복하기보다 여지없이 두 패로 나뉘어서 상대 쪽을 향해 삿대질하는 이상한 문화를 형성하는 것 같아 씁쓸함을 갖게 한다.
승리한 쪽은 패배한 상대에 대한 배려의 마음보다 온통 축제에 휩싸이는 데 혈안 되고 진 쪽은 패배를 순순히 받아들이고 협조하기보다 어떻게 악몽 같은 5년 세월을 보낼지 이를 갈면서 TV 뉴스 채널마저 돌려버리기 일쑤다.
그러면서 먹잇감 노리는 이리떼 마냥 호시탐탐 집권층의 실수에 촉각 세우면서 반격할 준비를 하고 있지 않나 싶다. 이것이 "21세기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라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걸까?
이런 현상은 상대에 대한 호불호에 따라 같은 사안을 놓고 판이하게 해석하는 걸 자주 보게 되는 것과 같다. "느긋한 사람 vs 게으른 사람" 이런 식으로 극명하게 달리 해석하는 게 단적인 사례 아닐까 싶다.
아이러니한 것은 자기가 선출한 대통령이 임기 마칠 때 쯤되면 어김없이 검찰의 수사 칼날 위에 서있음을 보게 되고 좋아서 찍었던 자기 손가락을 자른다는 등 자괴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그러면서 다음 선거 때가 되면 팬덤 현상에 갇혀 언제 그랬냐 싶게 똑같은 현상을 반복하게 된다. 그래서 선출직들이 안하무인 격이 되는지도 모른다. 이런 걸 인간의 불완전성 탓으로 돌린다면 다소 위안이 될는지 모르겠다
이런 현상은 단지 대통령 선거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국회의원, 시도지사 등 선출직 공무원을 비롯해서 재건축 조합장, 아파트 입주자 대표 등 크건 작건 각종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아파트 동 대표를 비롯해서 입주자 대표는 분명 봉사직임에도 불구하고 선출된 후에는 자기에게 주어진 '봉사 완장'을 권한으로 너무 쉽게 변질시키는 요술방망이 휘두르는 것을 쉽게 목격하게 된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도 예외가 아닌 것 같아 많이 씁쓸하다. 많은 사람이 왜 이런 부류의 사람을 걸러내지 못하고 계속해서 대표로 선출하는 걸까? 이것 또한 대의 보다 소의를 선택한 끼리끼리 팬덤 현상의 결과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
이런 식의 팬덤 늪에 빠져 있는 한 우리가 선출한 대통령, 국회의원, 시도지사는 물론 우리 동네 아파트 동 대표까지도 그들이 차고 있는 완장을 봉사가 아닌 권력으로 생각하면서 권한을 누리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점차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선출한 리더를 향해 삿대질하면서 어쩔 수 없다는 듯 소꼬리 잡고 장에 가듯 방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다음 선거 때가 되면 또 그들의 감언이설에 속아서 반복하게 된다.
"시급히 사라져야 할 구태 문화"라고 우리 모두 분명하게 알고 있다. 하지만 유권자(국민 또는 입주민) 의식이 바뀌고 또 내가 먼저 실천하지 않는다면 안타깝지만 반복되지 않을까 싶다.
하루빨리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는 또 조직과 입주민을 섬기는 '서번트 리더'를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런 역량 있는 동냥을 선출하는 능력을 유권자 스스로 키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