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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사건, 왜 인정 안 할까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한동안 많은 국민의 관심 속에 소위 청담동 술자리 사건이 뉴스 톱을 장식한 지도 꽤 긴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관계 기관에서 공식 발표만 하지 않았을 뿐 사건 내용은 대부분 밝혀진 것 같다.


술판 사건이 허위로 밝혀졌으면 당연히 국민 모두가 그렇게 인정하는 게 상식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사건의 진위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40% vs 40%로 나뉘고 있다고 한다.


마치 모세가 홍해를 가르듯 편을 갈라 갑론을박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아울러 아직도 청담동 술판이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는 대체 뭘까?


그것은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심리의 작용 때문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40%의 사람들은 청담동 술판이 사실이라는 자기 진영의 고성능 스피커에 가스라이팅 되어 있지 않나 싶다.


이유를 찾는다면 상대편에 대한 증오가 너무 크기 때문에 "거짓조차 진실이다"라고 스스로 믿고 있지 않나 싶다. 이런 것을 두고 "진영 논리에 갇힌 노예 같다"라고 평가한다면 지나친 걸까?


대통령 UAE 순방 중 김건희 여사가 '군복' 입은 것 가지고 시비하려다 김정숙 여사의 군복이 소환돼 유탄 맞는 촌극이 벌어지는 등 반대 진영이 아무리 밉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까지 독을 품는다면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까 걱정된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심화돼 가는 건 왜일까? 첫 번째는 대선에서 패배하고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데 있는 것 같다. 둘째는 대장동 사건 등 각종비리 의혹에 휩싸인 사람을 대표로 선출하고 "어쩔 거냐" 하면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지키겠다는 강한 팬덤 현상 때문 아닐까 싶다.


따라서 이재명 대표를 민주당에서 정리하지 않는다면 현상은 더 심화되고 극단을 향해 줄달음질 칠 것 같은 불안감 마저 든다. 그래서인지 차라리 법에 의해 빨리 처리되길 바라는 민주당 의원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는 더 늦기 전에 이재명 대표 호위하는 걸 멈추고 신속하게 이재명의 사법리스크 늪에서 빠져나오도록 결단해야 한다. 그것만이 민주당이 차기 총선에서 살아남을 방법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한동훈 법무장관이 김의겸 의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머잖아 결과를 알 수 있겠지만 설사 법무장관 주장을 받아들이는 판결이 나오더라도 김 의원은 어떤 이유를 찾아서라도 수긍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반으로 나뉘어 결코 상대 진영을 인정하려 하지 않게 됐는지 많이 안타깝다. 대화할 때 듣기보다 내가 할 말을 준비하는 경향이 우리 국민에게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어릴 때 가정에서 부터 경청 교육을 시켰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인지 어느 유튜버가 "부모 자격증 제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가정교육의 난맥을 보는 것 같다. 하루빨리 제대로 된 경청 문화부터 정립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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