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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왜 '무속인'찾을까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매년 정초가 되면 의례 행사 비슷하게 의외로 많은 사람이 점집을 찾는다고 한다. 그것은 사람들이 "신년 운수 보면서 한 해를 예측해 보고 싶다"는 심리 때문 아닐까 싶다.


특히 각종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이 여야 구분 없이 점집 문을 두드린다고 한다. 여기에 "종교를 갖고 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세간 소문을 참고한다. "인간의 이기심은 신앙심마저 초월한다" 평한다면 지나친 걸까?


오래전 필자와 이웃지간으로 가끔씩 차를 마시던 점집 할머니가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자기 집에 자주 드나들었다"면서 의기양양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분은 "둔갑술(호랑이로 둔갑)을 통해 점을 본다"라고 하는데 많은 정치인이 찾을 정도로 나름 소위 '용하다'는 평을 들었던 것 같다. 필자 아이가 초등학생 때 "둘 다 미국에서 살게 될 거다" 했는데, 신통하게도 지금 둘 다 미국에 있다.


탑골 공원 부근에 사주를 보는 조그만 텐트가 많이 눈에 띄고 그곳에 드나드는 젊은이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물론 재미 삼아 찾겠지만 어쨌든 많은 사람으로 북적대는 걸 볼 수 있다.


어릴 때 시골 산마루 지나면서 서낭당 돌무덤에 돌 하나 던져놓지 않으면 괜히 불안했던 기억, 정월 보름에 고사 지낸 잿더미 속에서 친구들과 동전 찾으며 놀던 기억들이 새삼 떠오른다.


우리는 사주관상, 타로점, 토정비결, 손금 등을 보면서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 한다. 요즘에는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인터넷 점까지도 성행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 심리 때문 아닐까 싶다.


정신적 치료가 필요하면 정신과 의사를 찾는 게 먼저일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무당이나 도사를 찾는다고 한다. 많은 무당이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방증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과학문명이 첨단화된 요즘에도 계속 점집을 찾는 현상은 어떻게 봐야 할까? 어떤 이는 이것을 한국인의 특이 현상(민족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무당을 찾는 사람들의 심리가 궁금하다.


필자와 가깝게 지내는 어떤 중견 정치인이 자기는 "매주 일요일이면 교회에 들러 사찰에 가서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면서 자기 종교가 뭔지 모르겠다며 껄껄 웃던 모습이 생각난다.


토템이즘이 종교로 진화하고 지금 우리가 첨단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종교가 소멸되지 않듯이 사람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속인을 찾는 행위는 생각보다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사람들은 왜 정신과 의사보다 무속인을 먼저 찾는 걸까? 심리를 한번 연구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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