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가 지향하는 사회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Z세대(Generation Z)는 대체로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일컬으며, 밀레니엄 세대를 뒤잇는 세대를 의미한다. Z의 특별한 의미는 없으며 X, Y에 이은 알파벳 마지막 글자로 이해된다.


Z세대는 '디지털 원주민' 세대라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2000년 초반 정보기술 붐과 함께 유년 시절부터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세대답게 신기술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이를 소비활동에도 적극 활용한다.


단적인 예로 옷이나 신발, 책, 음반은 물론 게임기 등 전자기기의 온라인 구매 비중이 모두 50%를 넘는다.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X, Y세대가 이상주의적인 반면 Z세대는 개인적이고 독립적이며, 경제적 가치를 우선시 하는 등 이전 세대와 다른 소비패턴을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는 항상 새로운 충동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변화는 더 어려워진다. 왜냐하면, 교육받고 직무를 수행하면서 어느 정도 고정된 패턴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습관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 오죽하면 공자가 "불혹이 넘은 사람한테 단점을 지적하면 멀어지는 지름길이다" 했을까 싶다.


우리가 지금의 유행 패턴을 깨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그게 바로 변화의 시초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 미래에는 유연하고 탄력적인 태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아이디어로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어야 하고 한군데 너무 오래 머무르지도 않아야 한다. 고정패턴의 영향을 가장 덜 받는 Z세대와 공감하기 위해서이다.


언급했듯이 Z세대는 2000년 이전의 삶을 모르는 세대이다. 그들은 도서관에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던 우리와 다르게 항상 구글이나 위키티피아와 함께 한다. 즉 이들에게 "스마트폰이 없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X세대가 TV에 빠져 있었고, Y세대가 비디오 게임에 중독됐다면 Z세대는 실제 세계를 경험한다. 페이스북과 스카이프, 카톡으로 할머니 할아버지와 대화하고 친구나 애인과는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야기를 나눈다.


여기에는 '디지털 세대 격차'가 존재하게 된다.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는 부모가 존재하고, 탄력성과 유연성 때문에 베이비붐 세대가 쌓아 온 세상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들 말이다. 그들은 새로운 세상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고 꿈을 펼치게 된다.


Z세대의 성장은 '공정성'에 기반한다. 예를들어, 그들은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통해 패널티킥을 얻어내고 허용하며, 골이 취소되는 일 등을 수차례 경험했다. 일각에서 경기 흐름이 끊기는 것을 우려하나 그들의 생각은 다르다. 한 치의 오차없는 치밀하고 공정한 '룰'이 우선이다.


VAR을 탑재한 Z세대가 바라보는 사회는 어떨까? 한 해 20만~30만 명의 '공시생'이 노량진 학원가와 '인강'을 찾는다. 학연, 지연, 혈연 등 온갖 '빽'이 작동한다지만 적어도 공무원시험은 공정할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마이너 기획사 출신으로 세계 무대를 평정한 그룹 BTS에 열광한 이유도 알고 보면 대형 기획사의 입김 없이 실력 하나로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들을 이 시대 '룰'의 자랑으로 여긴다.


따라서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자녀 채용 비리는 '레드 카드'감이다. 이같은 혐의를 받는 정치인에게 온라인 공간에서 십자포화를 퍼붓는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소리 소문없이 복귀해 고액 연봉을 받는 재벌3세도 마찬가지이다. '능력 없으면 너네 부모를 원망해' 2014년 말 정유라가 썼다고 알려진 SNS 글은 당시 삼포세대를 크게 자극했다. '무능하나 부모를 잘 만난' 이들은 Z세대에겐 반칙일 뿐이다.


Z세대가 지향하는 공정한 '룰'에 가장 적합한 정치인을 꼽으라면, 과연 몇이나 될까 궁금하다. 이제 2022년 3월 9일에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Z세대가 어떤 인물에 관심을 갖게 될지 많이 궁금하다. VAR을 경험한 Z세대에게 선택받는 '공정한 룰'을 존중하는 사람이 우리의 지도자로 선출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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