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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자숙해야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가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혐의로 며칠 전에 검찰에 소환돼서 조사를 받았다. 무려 13시간 동안이나 긴 시간 조사를 받은 것 같다.


조사를 받고 나와서 한 그의 일성은 "전당대회는 훨씬 비난 가능성이 적고 자율성이 보장된 당내 잔치"라는 것이다. 즉 "같은 당 동지들끼리 정을 도탑게 나누면서 벌인 일"이니 별 것 아니라는 의미 같다.


어쩌면 당내 잔치를 벌일 때는 으레 돈봉투가 오가는 오랜 미풍양속이 있었으니 제 3자는 시비 걸지 말라는 주장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정당 문화가 부끄러움 없이 적나라하게 표출된 것 다름 아니고 뭘까 싶다.


송영길 전 대표가 누구인가? 연세대 총학생회장과 3선 의원을 거쳐 인천 시장을 역임했으며 서울 시장에도 도전했던 인물이다. 정말 그의 입에서 나온 발언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2013년에 개정된 정당법 제50조는 "정당의 대표자로 선출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려고 선거인으로 하여금 투표를 하게 하거나, 하지 아니하게 할 목적으로 금품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으로 적시하면서 "당 대표 경선 등의 매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는 "그 정도 액수 가지고 지금까지 검찰이 수사한 역사가 없다"라는 말도 한 것 같다. 7억 원이 넘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고, 당 대표 경선에 뿌린 돈이 9,400만 원이라는 의혹에 휩싸인 그가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


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특혜 의혹에 연루돼 몇 백억, 몇 천억 얘기가 회자되다 보니 이 정도 돈 봉투 정도는 푼돈이니 봐 달라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한심의 극치 다름 아니다.


암울했던 시대에 민주화 운동을 이끌면서 국민의 환호와 한때 부러움까지 받던 청년학도 송영길은 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송영길 전 대표는 이제 입 다물고 성실하게 조사받으면서 자숙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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