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Dec 31. 2023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 표현하는 걸 좋아하는 경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이것은 자신의 능력 과시를 통해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 하려는 욕구 때문이라 생각된다.
하물며 다른 사람이 모르는 부분을 자기 혼자만 잘 할 때 나서고 싶어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할 것 같은데, 이런 것을 흔히 "인간의 본성"이라 부르기도 한다
아주 오래전 필자가 일본에 출장 가서 겪었던 일화 한 토막이다. 우리 쪽 대표는 일본어가 많이 서툴렀는데 당시 일본 쪽에서 자기네 말로 회의 하기를 희망하자 동행했던 우리한테 "그렇게 하는 게 어때" 하자 "저희는 일본어를 잘 못합니다"하면서 영어로 대화를 하게 된다.
우리말이 아닌 일본어로 회의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던 건 -안타깝지만- 아쉬운 협상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던 당시에는 어쩔 수 없지 않았나 변명해 본다.
업무를 마치고 빠징코에 들러 게임을 하면서 선배가 "여기서는 일본말로 대화하자" 제안하기에 "왜, 그러시냐" 물었더니 "그래야 일본 놈들이 우리를 무시하지 않는다" 한다.
궁금해서 그런데 아까 왜 나서지 않았느냐? 묻자 "대표가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알겠니?" 당시 30대였던 필자는 선배의 말을 좌우명 삼아 지금도 마음속 깊이 격언처럼 간직하면서 실천하려 애쓰고 있다.
그렇다. 우쭐대면서 나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도 자신이 물속 오리의 발이 되어 자신의 역할을 정확하게 수행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배짱과 역량이 아닐 수 없다.
"알면서 모른다고 하는 것" 이해되고 공감 가는 문구지만 실천하는 건 정말 어렵다고 본다. "음주 운전하면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 말하지만 막상 자기가 음주 운전하다 적발되면 처벌받는 걸 택하기보다 모면할 방도를 찾는 것처럼 말이다.
2023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혹시 주변에서 누가 나를 알아주지 않아서 속상한 일이 있었다면 위 사례를 참고한다면, 그 속상함이 조금은 삭여 지지 않을까 싶다.
내공이 강한 사람, 자신감이 뿜뿜한 사람은 누군가의 알아줌에 기대기보다 "자기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간다"는 속담을 참고한다. 아듀~~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