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배려석, 비워두자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우리가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자주 보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임산부 배려석' 아닐까 싶다. 그런데 그 좌석은 거의 대부분 임산부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점령하고 있다.


혹자는 "임산부가 오면 자리에서 일어나면 되는 거지, 비워두고 가는 게 비효율적 아닌가"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임산부 대부분이 20, 30대 젊은 여성일 것인데, 그들이 자리양보를 요구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출산율 세계 꼴찌를 탈출하자" 홍보만 할 게 아니라, 임산부 자리부터 비워두는 작은 실천을 먼저 하면 어떨까 싶다.


대통령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출산율 제고를 위해 엄청난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그전 정부에서 이미 수 백조원을 투입했는데 과연 현황이 어떤지 점검이 먼저 요구된다.


"200조 원이면 임산부에게 1억 원씩 지급한다고 해도 200만 명한테 지급할 수 있는데, 이미 투입한 수 백조 원이 대체 어디로 갔길래 출산율이 이 모양인가"라고 한탄하는 허경영 씨 주장이 새삼 와닿는다.


그는 "출산 관련 시설 구축 등에 쓸데없이 낭비하지 말고 당사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게 효과 백배"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쩌면 머잖아 '돈키호테'같다고 하는 그 사람 주장을 채택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지하철 타고 이동하면서 불법 점령당한 분홍색깔의 임산부 배려석을 바라보다 갑자기 글을 쓰고 있다. "내일의 주인공을 맞이하는 핑크 카펫" 글씨에 걸맞게 잠시 비워 두는 작은 실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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