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한동훈 대표에 대한 고언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국민의힘 대표로 한동훈이 선출되면서 힘의 균형추가 점차 용산에서 여의도로 옮겨갈 것이라고 하는 게 정치 평론가들의 대체적 시각인 것 같다.


한 대표가 차기 권력을 향해서 종종걸음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고 보며, 아귀힘은 갈수록 더 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정치인은 권력을 좇는 부나비 같다"는 오래된 상식을 참고한다.


하지만 한 대표가 "차기 정권을 감당할 정도로 충분한 내공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선뜻 호의적으로 답변할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만일 그렇다면 한 대표 쪽으로 기울던 추는 점차 다른 대상을 향할 것으로 본다. 세상 이치이기 때문이다.


일환으로 요즘 한 대표의 언행을 보면 "대통령이 됐을 때 국가를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보다 "어떻게 하면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 같다는 인식을 갖게 한다.


이것은 단지 한동훈 대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정치인이 오직 당선에만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정치가 아직도 후진성을 벗지 못하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정치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라는 격언을 소환하면서 냉철한 이성만을 전제한 정치는 사람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하고 종국에는 대중 속에서 외로운 섬을 스스로 만들게 된다는 점을 경계했으면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었던 것은 무려 40년이 넘게 자신이 대통령이 됐을 때 "대한민국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했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


그래서 오랜 기간 감옥에 갇혀 있을 때도 수 백 권의 책을 읽고 공부하는 걸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가꾸었다고 자서전에서 밝히고 있다.


"정치는 생물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인터넷 검색과 단지 책을 통해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사람을 관계해서는 지도자로 우뚝 설 수 없다는 경고음을 들려주고 싶다.


아직 내공이 빈곤한 상태에서의 거침없는 발언은 자신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따라서 말하기보다 경청을 우선하고 언변으로 상대를 굴복시켜야 한다는 집착에서 벗어났으면 헌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이재명'이라는 정치고수를 상대하려면 심도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건 상식이다. 곧 맞게 될 양당 대표 회담이 상대방을 깎아내기보다 서로 존중하는 그리고 통역이 필요한 상황으로 전개되지 않길 기대한다.


아울러 의욕과 의지가 너무 강한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정치 초년생 한동훈이 어떻게 야권과 관계할지 많이 궁금하다. 한 대표가 또 하나 넘어야 할 산은 "검사는 대통령이 되면 안 될 것 같다"라는 국민 인식의 높은 허들이라는 점을 참고한다.


한 대표가 친윤의 허들을 넘고 변수가 아닌 상수의 대권 후보 입지를 굳혀가길 기대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왜, 한동훈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내놔야 한다.


한동훈 대표의 순항을 기대하면서 조용히 뒤 편에서 응원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인간관계의 유효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