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Aug 28. 2024
사람은 누구나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한다. 이것은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싶다. 말하는 쪽은 자랑거리나 불평, 고민거리 등을 털어놓고 싶어서 안달할지 모르지만, 정작 듣는 쪽은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다.
특히 관심 밖의 일이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를 오랜 시간 들어야 하는 건 큰 고통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재미없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면서 비즈니스를 성사시키는 사람도 있다는 건 신기한 일에 속한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캐치볼을 하듯-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말만 할 게 아니라 경청하는 걸 우선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마치 캐치볼을 하듯 주고받기가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원만한 대화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말을 듣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알고 있음에도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적은 이유는 뭘까?
혹시 듣는 일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몰라서일까? 아니면 듣고 있다는 걸 상대방에게 복종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아니면 "말을 하는 쪽이 갑이고 듣는 쪽은 을이다"라는 생각 탓에 그러는 건 아닐까? 말을 하는 쪽이 대부분 관계를 주도하는 쪽이라는 생각에 너도나도 말을 해야겠다는 유혹에 빠져드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어떤 순간이나 또 어떤 자리에서건 자신이 먼저 말하기를 원하고 유창하게 말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의 말을 상대방이 잘 들어주기를 바란다면 그전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것, 즉 경청의 힘을 키우는 일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경청의 힘을 기르면 타인과도 쉽게 마음이 통하고, 또 그들의 지혜와 경험을 빌리거나 좋은 생각을 얻기도 하며, 의욕이 생겨 자기도 몰랐던 숨은 능력을 발견하게도 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말의 내용을 이해하기보다 상대의 기분을 어루만지는 일이며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만일 지금까지 대화하면서 즐거웠던 기억이 거의 없다면 그것은 당신의 말투가 나빴던 것도 아니고 화제가 없어서도 아니다. 다만, 상대방의 기분을 받아들이고 어루만져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서, 때로는 "아무 말 않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말하기 전에 듣는 것을 먼저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